한국일보

먹는 기쁨주는 해물찌개 ‘부에야베스’

2002-01-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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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로 해바라기를 의미하는 뚜르네솔(Tournesol). 스튜디오 시티의 새로운 프랑스식당 뚜르네솔에 들어서는 순간, 빈센트 반 고흐의 영혼을 만날 것만 같았다. 그가 즐겨 그렸던 해바라기를 모티브로 꾸민 화사한 실내. 동료 화가인 폴 고갱의 방문을 기다리며 그가 머물 방안을 장식하기 위해 그렸던 해바라기는 뚜르네솔에서 역시 그 강렬한 이미지로 우리들의 감성을 파고든다.

노란색 벽, 낮은 구릉과 해바라기 심겨진 평화로운 농가를 그린 벽화는 햇살 눈부신 프로방스로 우리를 초대한다. 프랑스 남부 농가를 지날 때면 끝없이 펼쳐지던 해바라기 꽃밭을 담은 사진도 그 모양과 크기를 달리 하며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마음은 이미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아리아 제목처럼 ‘프로방스 내 고향’을 헤매고 있는데 웨이터가 가져다주는 메뉴가 또 한 번 사람을 감동시킨다. 노랑 물감을 칠한 캔버스에 해바라기 그림까지 그려 넣은 메뉴는 뚜르네솔에서 맛볼 요리가 가히 예술 작품과 동일선상에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베버리힐스의 마메종 등 세계적인 레스토랑에서 마법 같은 요리의 세계를 펼쳤던 프랑소와 뮤리엔(Francois Meulien), 그리고 코르시카와 파리에서 비스트로를 운영한 바 있는 파트리스와 마리도레 람베르 (Patrice & Marie-Doree Lambert) 부부의 각기 독특한 노하우는 뚜르네솔이라는 공간에 녹아 있다.

지난 해 말 LA Life Weekend지에서는, LA 지역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를 20개 선정해 발표했는데 뚜르네솔의 홍합과 조개 수프 (Clam & Black Mussel Soup)를 그 하나로 꼽았다. 제아무리 맛있더라도 우리네 홍합탕을 따라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레몬 다임 향이 가득, 짭짤한 것이 아주 맛깔스럽다. 아티쵸크, 아스파라거스, 버섯 등 신선한 야채를 해바라기 씨앗과 올리브 오일로 버무린 뚜르네솔 샐러드 (Tournesol Salad)는 훈제 언어를 얹어 내 모양새도 보쌈김치처럼 예쁘고 맛도 좋다.

코스와 코스 사이에 내오는 라임 소베이로 입맛을 정리하고 난 후, 프로방스 방식으로 조리한 해물 잡탕 찌개 부에야베스 (Bouillabaisse)를 먹는 기쁨은 남다르다. 시금치 리조또와 함께 내오는 오소 부코 (Osso Buco)는 허브와 토마토를 넣어 우리네 소꼬리찜만큼 뭉근한 불에 조린 것이 깊은 맛이 있다. 흰 살 생선은 가장 잘 어울리는 홀란데이즈 소스를 듬뿍 써 부드럽게 혀를 감싸온다.

빠질 수 없는 달콤한 후식은 초콜릿 선플라워 (Chocolate Sunflower). 해바라기 꽃 모양이 하도 고와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만 보았다.
▲종류: 프랑스, 특히 프로방스 지방 요리 ▲오픈 시간: 런치는 월-금 11시 30분-2시 30분, 디너는 매일 오후 5-10시 30분. ▲가격: 전채 요리는 6-14, 메인 디쉬는 12-28달러. ▲주소: 13251 Ventura Bl. Studio City, CA 91604 101번 N. → Cold Water Canyon Rd.에서 내려 좌회전 → Ventura Bl.에서 우회전 Longridge Ave.
▲예약 전화 : (818) 986-3190
j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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