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시 연설에서 빠진 것

2001-11-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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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부시 대통령은 어제 밤 정부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데 대한 신뢰를 증진하려 했다. 지난 9월 의회에서의 연설 때보다 열기는 덜했지만 용기와 낙관적인 자세로 생활해줄 것을 당부한 대목은 호소력이 있었다.
부시 대통령은 지금 시점에서 테러와의 전쟁에 관한 희망적인 소식을 국민에게 알려주길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탄저균 테러 수사가 답보를 거듭하고 있음을 시인하는 한편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의 군사행동이 올바른 것이란 원론적인 발언을 되풀이해야만 했다.

부시가 국민에게 테러와의 전쟁이 승리하도록 커뮤니티 자원봉사에 적극 나설 것을 강조한 점은 의미를 지닌다고 본다. 그러나 탐 리지 국가안보국장에 보다 강력한 힘을 부여하고 보건당국과 공공 안전기관들에 보다 많은 재정지원을 하는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했더라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한층 높아졌을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본토 방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하면서 그와 관련된 공항안전과 경기진작을 위한 입법 논의에서는 비타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부시는 당초 본토 방위를 위해 책정된 77억달러를 초과하는 안에는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상원의 민주당뿐 아니라 일부 공화당의원들도 천연두 백신 생산증가, 국경경계, 핵시설, 운송시스템, 댐 등 사회 기간설비에 대한 안전망 구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마당에 파당적인 자세를 고집해선 안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고 적을 무찌를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국민으로부터 높은 지지율을 얻어냈다. 그러나 국민은 국토방위를 위해 정부가 보다 대담한 조치를 취할 것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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