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본바닥서 맛으로 승부건다

2001-09-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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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외식

▶ LA다운타운 리틀도쿄 일식당 <가도야>

사람이 얼마나 산다고 억지로 싫어하는 일을 해야 하나. 요리하기와 손님 초대하기를 즐기는 최종윤·지연 씨 부부는 한 번 뿐인 삶,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겠다는 결심으로 LA다운타운 리틀도쿄에 일식당 가도야 (Kadoya)를 오픈했다. 가도야는 최씨부부가 이지역에서 상당한 명성을 얻어 온 기존 식당을 인수해 새로운 업소로 재탄생 시킨 것이다.

사랑도 사업도 모든 것을 건다는 건 외로운 일. 그가 쟁쟁한 일본 식당 줄줄이 늘어선 리틀 도쿄에 가도야의 터를 잡는 도박을 한데는 성격 화끈한 아내의 격려와 내조에 힘입은 바가 크다. 일본 식당을 할 바에야 본바닥에서 가장 잘 하는 곳이 되자는 데에 뜻이 모아진 것. 현재 재미 수필가 협회의 부회장이면서 ‘잘 나가는 의류 비즈니스맨’으로 평가 받던 최씨는 그래서 인생의 행로를 바꾸는 대모험을 감행했다.

한때 유명했던 이태리 식당을 개조한 가도야의 실내는 코린트 양식의 기둥과 뾰족한 문설주가 특이한데 사월초파일 사찰에 밝혀진 연등처럼 둥둥 떠있는 조명기구의 은은한 빛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작은 불빛들이 반짝이는 패리오에는 하늘과 바람과 별을 가득 들여놓았다. 네이트 홀든 시의원은 가도야의 음식을 아주 좋아해 "행복이란 가도야에서의 식사(Happiness is a meal at Kadoya Restaurant)"란 내용의 표창장을 주기도 했다.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한 샐러드들이 아주 맛깔스럽다. 새콤달콤하게 무친 미역 샐러드 (Spicy Seaweed Salad), 닭고기 튀김을 얹은 샐러드 (Fried Chicken Salad)는 몸에 좋다니까 생 야채를 먹어야한다는 부담감이 아니라 맛으로 선택할 만한 메뉴들. 두부를 살짝 튀겨 넉넉한 소스를 뿌린 아게다시 토푸 (Agedashi Tofu)도 21세기 최고의 화두인 ‘약이 되는 먹거리’를 만족시켜 줄 만 한다.

여러 손님들이 커리 전문점보다 맛있다고 평가하는 커리, 반죽부터 주인이 직접 만드는 소바와 우동은 긴자 거리의 국수 전문점 수준. 각종 돈부리와 테리야키, 스시, 사시미에 퓨전 풍의 파스타, 우리 것 알려야겠다는 욕심에 불고기와 갈비까지 더한 메뉴는 가도야의 먹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70가지나 되는 롤, 하나하나 그 이름 짓느라 머리 꽤나 아팠겠다.

캘리포니아 롤에 연어와 스파이시 튜나, 특별 소스를 얹고 구워낸 가도야 스페셜 롤 (Kadoya Special Roll)은 어디에서도 먹어보지 못한 독특한 맛. 주인장 부부의 이름을 딴 제이슨의 홍합 요리 (Jason’s Mussels)와 헬렌의 스페셜 (Helen’s Special)은 도대체 어떤 맛일까.

▲ 종류 : 일본 전통 요리와 퓨전 요리 ▲ 오픈 시간 : 월-토요일, 점심은 오전 11시 30분 -오후 2시 30분, 저녁은 오후 5시-9시 30분까지. ▲ 가격 : 전채 2-11달러, 메인 디쉬 7-19달러. 스시와 롤은 3-15달러. ▲ 드레스 코드 : 세미 캐주얼 ▲ 주소 744 E. 3rd St. Los Angeles, CA 90013 (Beverly Bl.를 타고 동쪽으로 가다가 Alameda에서 우회전, 2nd St.에서 좌회전, Rose St.에서 우회전, Traction Ave.에서 좌회전하면 Stop 사인 건너편 3rd St. 선상에 있다. ▲예약 및 문의 전화 : (213) 680-3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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