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철더미가 노다지 판”

2001-03-2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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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웨스트’이완식씨…말이 고철상, 신제품 판매가 더 많아

세탁소 운영과 부동산 중개업 등 평범한 비즈니스로 17년을 살아온 이완식씨()가 9개월전 고철더미에서 노다지를 캐는 불가사리로 변신한 것은 순전히 실수와 오기 때문이었다.

이씨는 지난 해 파이프 지역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눈에 띈 고철회사 에 들러 길을 물었다며“주인에게 농담 삼아 업체를 팔라고 했더니 살 수 있으면 사보라고 대꾸해 오기로 인수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매입한 ‘인터웨스트 메탈’은 건축장이나 폐쇄된 공장에서 나오는 고철, 기계 등을 헐값에 사들여 소비자에게 되파는 업소로 워싱턴주에서는 유일하게 철강·알루미늄·스테인리스를 모두 취급하는 종합 고철상이다.


그러나, 말이 고철상이지 규모는 웬만한 중소기업을 뺨친다. 타코마, 시애틀 등 시 정부를 포함, 총 2천여개의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이중에는 워싱턴주의 대규모 건축, 토목 회사들이 망라돼 있다.

이씨는“고철상은 인맥과 경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자신은 회사 운영을 총괄할 뿐이고 전 주인인 매니저를 포함, 15명의 직원이 판매, 재무, 관리 등을 분담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1년 매출액은 3백50만달러. 3.5에이커 부지에 1백만달러 상당의 재고와 급매물 확보 목적으로 항상 예비비 20만달러를 준비해야하는 등 결코 주먹구구식 운영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씨는“이보다 속 편한 사업은 없다”며 처음 회사를 방문한 사람들은 단순한 고철 중개상 정도로 여기지만 매출 비율은 신제품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귀띔했다.

이씨는 대개 매년 1/4분기가 끝날 무렵 철강회사들이 현금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재고 정리를 단행하는데“이때 물건을 확보해두면 최고 500%의 마진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철강파이프·알루미늄 자재 등은 한국제품이 우수하다며 딜러 구입선을 캘리포니아에서 인천제철 등 한국 회사로 돌려 직수입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페더럴웨이에 거주하는 이씨는 부인 이영식씨와 2남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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