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복합인종’개념 자리잡아

2001-03-1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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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서스 결과 분석...워싱턴주 아태계 4%가 혼혈

백인과 흑인이 양대 인종으로 군림하고 있는 미국에‘복합인종’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시애틀 P-I지는 지난해 실시한 센서스 결과를 분석, 혼혈인종이 새로운 정체 개념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한인과 백인 혼혈인 메트 켈리(22)를 예로 들며 인종간 결합으로 인종이나 얼굴 모습의 뚜렷한 구별이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켈리는 P-I와의 인터뷰에서“나는 어느 특정 인종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전통적 인종구분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복수인종 문제를 다루는 ‘매빈(Mavin)’이라는 잡지의 편집장 겸 발행인인 켈리는 대학재학 때까지는 자신의 인종적 아이덴티티를 심각하게 생각했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센서스에서 정확을 기하기 위해 자신의 인종을 백인과 한인 등 두 곳에 표시했다고 밝힌 그는 지금은 더 이상 자신을 어떠한 특정인종으로 분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센서국은 국내 전체인구의 2.4%인 6백80여만명이 두 개이상의 인종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또한, 각 인종간의 결혼으로 모두 126종의 인종결합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센서스 결과 워싱턴주 전체 인구 568만명 가운데 백인이 88.8%인 5백만명, 히스패닉이 6%인 34만명, 아태계가 5.9%인 33만명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애틀 지역만 보면 백인이 지난 70년 전체 인구의 87%에서 90년에는 75%로 감소했으나 아시안은 4.3%에서 11.8%로 급격히 늘어났다.


워싱턴주는 국내 유일하게 출생 증명서에 인종을 표기하고 있으나 혼혈은 별도로 기록하지 않고 있다.

주 정부 당국은 지난 98년의 주 인구조사 결과 인디언 원주민의 22%, 백인의 3%, 아태계의 4%가 혼혈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켈리는“인구조사 분석가들에게는 악몽같은 일이겠지만 흑백 인종 양 갈래의 분위기에서 빨리 벗어날수록 좋다”고 주장했다.

인종간 결합이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한 그는 “앞으로는 미국인종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작업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갈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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