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철 주미대사는 16일 한반도 주변 국가들이 북한을 과소평가하지 말도록 경고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미간의 공조체제가 뒷걸음질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양대사는 이날 아시아 소사이어티 주관으로 워싱턴주 체육회관(WAC)에서 열린 한미관계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하고 부시 행정부가 클린턴 행정부에 이어 대 한반도 정책에서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자세를 유지해줄 것을 한국정부는 바란다고 강조했다.
햇볕정책 등 남한의 대북 자세가 너무 낙관적이라는 비판도 있다고 지적한 양대사는“남한은 북한의 경제가 더 악화된다 해도 금방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주변 국가들은 북한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회원, 한인 단체장 등 100여명이 참석한 오찬 파티 연설에서 양대사는 그동안 말로만 부르짖던‘평화통일’이 최근 몇 년 사이 급진전되고 있다며 한미간 협조관계도 정치·경제·군사 이외의 분야에서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및 부시행정부의 새로운 외교정책에 대한 관심증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린 이날 행사 중 오전 세미나에는 전 상공부 차관 김기환 메디아 밸리 회장, 워싱턴 대학의 제임스 팔레· 클락 소렌슨·도널드 헬만 교수,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학의 폴 에반스 교수, 국제 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노랜드 박사 등 이 한미 관계와 남북 화해·협력의 효과분석’에 대해 공개 토론회를 가졌다. 손창묵 주경제수석 자문관과 랠프 먼로 전 주 국무장관은 폭설로 참석치 못했다.
김회장은“남북 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으로 통일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으나 통일의 효과를 분석하는 것은 시기 상조”라고 지적하고 남북간 긴장완화 등 현실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BC대의 에반스 교수는“북한이 문을 계속 열고 밖으로 나오도록 관련 국가들이 유도하는 것이 화해의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부인 이정진씨와 함께 시애틀에 도착한 양대사는 이날 세미나 후 게리 락 주지사를 방문했으며 한국전 참전비에 헌화했다. 저녁에는 시애틀 총영사관에서 한인 단체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국 정부의 개혁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