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과 재배농가 살길 찾기 고심

2001-02-03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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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확포기 속출...관계 당국자 상황 인식이 급선무

풍작을 이루고도 적자에 허덕이는 워싱턴주의 사과 재배업자들이 생존 방안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수년간 출혈판매로 어려움을 겪어온 재배농가 중 일부는 아예 수확을 포기한 채 사과를 방치해두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는 지난 1~2일, 워싱턴 주립대(WSU)와 웨나치 밸리 칼리지 공동 주관으로 회의를 갖고 일련의 변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
업계가 지난 3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고 지적한 재배업자 협회의 짐 헤이젠 이사는“사과 도매가격이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재배농가들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융자를 받거나 사재를 털어 과수재배를 계속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WSU의 켄트 뮬리닉스 교수는“이미 업계의 수익성이 출혈상태를 넘어섰다”며 격화되는 국제경쟁, 수퍼마켓들의 담합, 재배농가에 대한 금리인상 등으로 시장이 크게 잘못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문제의 발단이 기록적인 풍작이라고 못박고 재배업자는 어려움에 시달리지만 판매상들은 폭리를 취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재배업자들은 파운드 당 불과 몇 센트에 출하하는 반면 수퍼마켓은 35-70%에 달하는 막대한 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업계는 주지사에서 의원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관리들이 동부 워싱턴의 주축을 이루는 사과업계의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헤이젠 이사는 토지를 근간으로 하는 산업이 붕괴되면 도미노 현상을 초래해 다른 산업에도 커다란 파급효과를 미치게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사과 재배업계가 학교와 시의 재정에 기둥역할을 해왔는데 사업기반이 와해되면 이들에 대한 지원도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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