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국 관세 145% 여파
▶ “나중에 정가로 파는 게 나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폭탄 관세 여파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 입점한 일부 업체들이 아마존 할인 행사인 '프라임데이' 참여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28일 10명의 판매상·컨설턴트를 취재한 결과 중국산 제품을 취급하는 아마존의 판매상 일부가 7월 프라임데이 행사에 불참하거나 할인 폭을 줄일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산 수입품에 '펜타닐 관세' 20%와 상호관세 125%를 더해 총 145%의 관세를 추가한 상태다.
이 같은 고율 관세로 제품 가격이 2배 이상으로 뛰는 상황에서 매출보다 이익을 위해 할인행사 불참을 택하고 있다는 게 로이터 설명이다. 리서치업체 마켓플레이스퍼스 자료를 보면 판매상들은 지난해 4분기 아마존 판매 건수의 약 62%를 차지했다.
중국산 자전거·스케이트보드 등을 판매해온 스티브 그린은 2020년 이후 처음으로 프라임데이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상호관세 발효 이전에 수입한 상품을 보관했다가 향후 정가에 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대중국 관세로 제품 수입 비용이 2배 이상이 됐다면서 "너무 비싸졌다"고 덧붙였다.
지난해에는 아마존 수수료로 200∼500달러(약 28만∼72만원), 할인 비용으로 3천∼5천달러(약 431만∼719만원)를 지출했는데 올해 행사 참여는 위험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중국산 핸드백 업체 보그백의 킴 바카렐라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프라임데이를 건너뛰기로 했다. 미국 내 재고를 메이시스 백화점 등 다른 경로를 통해 정가 또는 낮은 할인율로 판매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상품을 만드는 베개업체 메드클라인의 릭 슬라이터 CEO는 지난해 프라임데이에는 평소보다 7배 많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가격 할인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프라임데이 참여는 쉬운 결정이었지만, 관세가 계속되면 할인은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시작된 프라임데이는 최대 연말 쇼핑 시즌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에 이어 아마존의 주요 할인행사 중 하나다.
할인 대상 고객은 연회비 139달러를 내는 회원들로, 세계적으로 2억명가량이다. 프라임데이 행사 기간 온라인 매출은 2023년 127억 달러(약 18조3천억원), 지난해 142억 달러(약 20조4천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연이어 새로 쓴 바 있다.
아마존 입점 판매상들은 행사 참여를 선택할 수 있는데, 아마존은 광고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붓는 만큼 판매상들이 '후광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홍보해왔다.
CFRA리서치의 아룬 선다람 애널리스트는 관세로 프라임데이를 준비 중인 아마존이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면서도 "아마존은 괜찮겠지만 일부 판매상은 가장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봤다.
100명 넘는 아마존 판매상을 고객으로 둔 컨설턴트 존 엘더는 "거의 모든 고객이 프라임데이 건에서 물러서고 있다"고 전했다.
참여하더라도 가격을 올리거나 광고 비용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하는 업체들도 있다.
한 컨설턴트는 다음 달 23일까지 프라임데이 참여 업체를 정해야 한다면서, 판매상들이 불참하면 아마존의 수수료·광고 매출이 감소하고 할인 품목 선택도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아마존 측은 "올해 프라임데이가 판매 협력업체들로부터 강력한 반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