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고 동저’격차 심화

2001-01-3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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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서부 지역 개인 소득, 동부보다 33%나 높아

시애틀을 중심으로한 서부 지역에 호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과 달리 스포켄을 비롯한 동부지역엔 침체가 가중돼 워싱턴주의 동서 지역간 소득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스포켄 지역 최대 기업인 카이저 알루미늄회사는 전기요금 급등으로 지난해 말 공장폐쇄를 결정, 400여명의 종업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연방정부도 한때 1천명까지 고용했던 트라이시티의 핵 원자로를 영구 폐쇄키로 했고 매출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야키마 다운타운의 노스트롬 백화점도 40년만에 간판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동부 지역 경제가 이처럼 온통 우울한 소식뿐이긴 하지만 이는 결코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워싱턴 주립대학(WSU)의 게리 스미스 교수(경제학)는 동부 워싱턴을 별개의 주로 간주할 때 미시시피주의 경제상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역의 1인당 소득은 현재 전체 주 가운데 47위 수준으로 지난 69년의 30위에서 크게 떨어져 있다.
스미스 교수는 지난 수년간 눈부신 성장을 이룬 워싱턴주의 경제는 첨단기업이 밀집해 있는 킹 카운티의 발전에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동부 지역은 핸포드 핵 저장소에서 연간 10억달러의 임금소득이 창출되고 있고 왈라왈라의 포도주산업도 꾸준하다. 또, 스포켄은 상대적으로 싼 집 값과 훌륭한 레저기반시설로 국내에서 생활비가 가장 저렴한 10개 도시에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농업에 기반을 둔 이 지역 경제는 침체일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부 지역 주민의 1인당 연간 소득은 지난 1969년 3,612달러로 서부의 4,252달러보다 16%가 적었다. 그러나 이 격차는 지난 30여년간 두배 이상 늘어나 1998년 동부 주민의 연간소득 21,736달러는 서부 지역 주민의 30,702달러에 비해 33%나 적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지리적인 여건보다는 시애틀 일대의 하이텍 및 항공기 제작산업의 높은 임금으로 소득수준이 더욱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주 고용안정국의 수석 경제자문관 윌리엄 딜링햄은“특히, 하이텍기업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스톡옵션이 이 같은 소득구조의 불균형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보잉을 위시한 항공업계의 평균 연봉은 6만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딜링햄 자문관은 주내 전체 고용 인력의 6%를 차지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보잉사의 급료가 주 전체 임금의 19%를 차지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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