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추얼 테크, 홈 오피스서 시작한 후 3년만에 직원 30명
닷컴회사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는 가운데 한국 유학생 출신이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설립 3년만에 150만달러의 연매출을 올리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업계에서 잠재력 있는 벤처 회사로 지목 받고 있는 버추얼 테크사는 서울대 전자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89년 워싱턴대학(UW)에 유학온 알렉스 최(36·한국명 최두환)씨가 3년전 설립했다.
이 회사는 무선전화기 등 이동 통신용 e-메일 소프트웨어를 제작, 퀘스트 등 대형 통신회사와 기독교 웹사이트인 크리스티에너티.컴 등에 판매함으로써 올해 1천1백만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최씨가 개발한 조이데스크(Joydesk)란 소프트웨어는 무선전화기로 e-메일을 주고 받고, 개인 스케줄이나 주소록도 체크할 수 있다. 대형통신회사나 야후 같은 인터넷 포탈, 컴퓨터 제조회사 등이 주요시장이지만 사용이 쉽고 간단해 개인 병원이나 변호사 사무실 같은 소규모 회사내 사무용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예를들면 이 프로그램은 한 고객의 전화번호를 개인 PC, 팜 컴퓨터, 무선전화기 등에 여러 차례 입력하지 않아도 이중 한 곳에 한번만 입력하면 다 두루 쓸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에 6년간 근무하던 중 통신을 타겟으로한 대용량 e-메일의 필요성을 실감한 최씨는 한국의 모회사와 1년 공동 연구 끝에 이 소프트웨어 제작에 성공했다.
홈오피스에서 시작했을 당시 회사 직원이라고는 마케팅을 맡았던 한인 샘 심씨뿐이었지만 지금은 전체 직원이 30여명으로 늘어났다. 이중 한인이 6명이다.
새내기 회사가 퀘스트 같은 대형 통신회사를 고객으로 갖게 된 것은 제품의 질도 좋았지만 타이밍이 주효했다고 최씨는 설명했다.
최씨는 대부분의 한국 유학생들이 박사학위에 최종목표를 두는 것과는 달리 UW 박사과정에 들어갔다가 휴렛 팩카드에서 인턴십을 거치면서 경영에 대한 안목을 넓혔다.
시애틀 지역에도 한인 홍세민군이 세웠던 e-Pods등 많은 닷컴회사들이 기본적인 경영구조가 없어 쓰러지고 있다며 “‘1달러를 벌면 10센트를 쓴다’는 경영철학으로 차근차근 쌓아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무선전화기로 들어온 e-메일을 음성으로 전환시켜 들을 수 있게 하는 등 무선전화기 하나만 들고다니면 만사 해결인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