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일러 CSIS 고문 “러, 北에 생명선…새 국제질서 속 파트너 구축”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강화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 요구에 응할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전문가 평가가 나왔다.
북핵 문제를 예외로 인정할 경우 핵확산금지조약(NPT)과 핵무기 비확산 체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시드니 사일러 선임고문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프랑스 외교부 공동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북러 간 상호작용과 관련해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압력을 통해 북한을 신뢰할 수 있는 대화 상대로 되돌리려는 모든 전략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 입장에서 미국은 매력적인 상대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시사해 왔지만, 북러 관계 밀착 이후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 응할 유인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사일러 선임고문은 북러 군사협력에 대해 "러시아는 북한에 생명선을 던졌다"며 특히 오랜 핵 개발 기간 상대적으로 악화한 북한의 재래식 무기 능력이 러시아의 지원을 통해 현대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새롭게 부상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북한과 러시아는 파트너 관계에 있다"며 "그들을 '추축국'이라고 부르든, 토니 블링컨 전 미 국무장관이 최근 기고문에서 언급했듯 '수정주의적 독재국가들'이라로 부르든, 이들은 규범과 행동을 공유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했던 일들을 서로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확산: NPT 체제에서의 지속적 도전'을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제11차 NPT 평가회의 제3차 준비위원회 회의가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계기로 마련됐다.
뒤이어 발표에 나선 일본 나가사키대의 니시다 미치루 교수는 NPT 서명국들이 북한 핵문제 대응을 소홀히 함으로써 NPT 체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니시다 교수는 "핵무기를 보유하겠다라는 강한 결정을 내리면 어떤 장애물이 일더라도 결국은 (핵무기) 확산으로 이어지고, 국제사회 반응이 '제로'(0)는 아닐지라도 그리 강하지도 않을 것이란 선례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어려운 국제 상황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는 더욱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윤종권 외교부 국제안보국장도 "북한은 핵/군사력 증강 전략을 기반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한다"며 "그러나 이는 NPT가 가장 심각한 위반자에게 보상을 주는 결과가 될 것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이 러시아의 방해로 해체된 뒤 한미일 등 11개국이 작년 10월 공동으로 대체 감시기구인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을 발족한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는 NPT와 비확산 체제를 구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지속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