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CRS 앞장...불우이웃 성금으로 30명분 구입, 전달
대부분의 한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요즘 매우 바쁘다. 자녀와 손자녀들이 몰려와 세배를 하기 때문에 연중 어느 때보다도 기분이 흐뭇하다.
반면에 연중 어느 때보다 외로움과 비애를 더 많이 느끼는 노인들도 많다. 해가 바뀌었는데도 누구하나 찾아주는 사람 없이 아파트에서 쓸쓸하게 지내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그런 부류다.
킹 카운티 거주 한인 노인들의 복지문제를 도와주고 있는 아시안 상담소(ACRS)의 한인 소셜워커들은 돌봐줄 노인들이 30여명이나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자녀들이 멀리 살아 도움 받지 못하는 노인도 있지만 자식들이 가까이 살아도 그 흔한 우산이나 장갑조차 얻지 못하고 추운 겨울을 나는 노인들이 많다는 것.
현재 불우이웃 돕기 운동을 공동으로 벌이고 있는 대한부인회, 한인생활상담소 및 본보는 그동안 모은 성금에서 500달러를 이런 노인들을 위해 지출키로 결정했다.
아시안 상담소는 이 성금으로 장갑 등 10달러 내외의 유용한 선물을 구입, 외로운 노인들에게 일일이 전달함으로써 그들이 올 겨울을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줄 예정이다.
비록 작은 선물이지만 본인의 가족을 대신해서 커뮤니티가 제공하는 선물이며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기탁한 독지가들의 정성이 담긴 선물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소셜 워커들은 돌봐주는 가족 없이 쓸쓸히 여생을 보내는 노인들이 보기 민망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례로 페더럴웨이 한국 가정 양로원의 일부 노인들은 자녀들로부터 몇 달간 전화한번 받지 못한다는 것. 소셜워커들은 이런 노인들을 돌보며 마음이 더욱 아프다고 말했다.
이 양로원 원장은“미국인들은 주기적으로 찾아와 노부모들에게 책도 읽어주고 말동무도 해주는데 한인 자녀들 가운데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아 동방 예의지국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