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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사회운동의 생명은 연대-확장성에 있다”

2026-06-05 (금) 12:00:00 최윤필 한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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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솔레다드(Soledad) 주립교도소 운동장에서 백인과 흑인 수감자들 간 난투극이 일어났다. 한 백인 교도관이 경고 사격도 없이 실탄을 발사해 흑인 수감자 3명을 사살했다. 사흘 뒤 다른 백인 교도관 한 명이 살해되자 당국은 아무런 물증이나 증언 없이 정치 사상범이던 조지 잭슨 등 3명을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그들이 이른바 ‘솔레다드 브라더스’다.

그해 8월 조지 잭슨의 17세 동생 조너선이 마린카운티 법정에 무기를 들고 난입, 재판부와 배심원 등을 인질로 잡고 그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진압 과정에서 조너선과 판사 등 4명이 숨졌고, 그 ‘유탄’이 UCLA 철학과 교수 겸 좌파 흑인 인권운동가 앤절라 데이비스(Angela Davis, 1944~)에게 튀었다. 조너선이 소지한 총기 일부가 데이비스의 이름으로 등록된 점을 들어 검찰이 그를 공모 혐의로 기소한 거였다. 미국 역사상 여성으론 3번째로 FBI 10대 수배자 명단에 오른 데이비스는 두 달 뒤 체포돼 구속 기소됐다.

인종 이슈에 좌파 지식인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라는 새로운 프레임까지 얹히며 국제적인 지지 석방운동이 전개됐다. 데이비스는 구속 16개월여 뒤인 72년 6월 4일 모든 혐의에 대한 배심원단 무죄 평결로 석방됐다.

데이비스는 전후 제3세계 민족주의 및 좌파 혁명, 인종 정의라는 변혁의 지향을 실천한 철학자 겸 활동가로, 1969년 UCLA 교수 임용 직후부터 당시 주지사였던 레이건의 좌파 척결 압력에 시달렸다. 솔레다드 사건 이후 그는 감옥-산업 복합체 비판과 페미니즘, 인종, 계급, 성소수자 인권 등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했고, 특히 사회운동의 생명은 연대-확장성에 있음을 강조하며 흑인과 팔레스타인 연대 등을 추구했다. 그는 2025년 5월 ‘Democracy Now!’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인류의 ‘도덕적 리트머스 시험지’라 말했다.

<최윤필 한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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