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뚫린 한인타운 지하철 연장 노선 타보니
▶ 다운타운~베벌리힐스 지하철로 20여분 시대
▶ 역내에 한인 벽화 장식
▶ 한국어 문구도 새겨져

지난 8일 윌셔/페어팩스 역 구내 벽면에 산뜻한 타일 벽화들이 대거 장식돼 있다. [박상혁 기자]
지난 8일 정오를 조금 넘긴 시각, 개통 첫날을 맞은 LA 메트로 지하철 D노선 연장 구간에 신설된 윌셔/페어팩스 역 바깥은 평소의 지하철역 풍경과는 확연히 달랐다. LA 한인타운에서 베벌리힐스 방향으로 이어지는 D노선 연장 개통을 맞아 모여든 시민들과 행사 인파가 뒤엉키며 역 일대는 도심 속 작은 축제장처럼 들썩였다.
이날 개통식에는 캐런 배스 LA 시장을 비롯해 남가주와 캘리포니아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리본 커팅을 진행했다. 이번 D라인 연장 사업은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전 LA 시장 시절 첫발을 뗀 뒤 여러 행정부를 거쳐 배스 시장 시기에 완성됐다. 배스 시장은 “여러 행정부의 노력이 오늘의 결과로 이어졌다”며 전임자들의 역할을 언급했다.
개통 첫날 노선은 전 구간 무료로 개방됐다. 이를 기념해 역사 주변에는 음식 부스와 음악 공연이 마련돼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에티오피아 음식, 타코, 커피, 디저트 등이 무료로 제공되며 시민들은 긴 줄을 서 새 노선을 ‘체험’하는 분위기였다. 디제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역 입구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새로 열렸다’는 공기였다. 낯선 동선과 곳곳의 안내 요원들, 그리고 카메라를 든 사람들 사이로 긴장과 기대가 뒤섞여 있었다. 첫 열차가 들어오는 순간 윌셔/페어팩스 승강장은 짧은 환호로 가득 찼다. 시민들은 스마트폰을 들고 플랫폼 가장자리로 몰리며 첫 탑승 장면을 기록했다.
이번 연장 개통으로 가장 기대되는 변화는 이동 시간의 단축이다. 실제로 열차를 타보니 체감은 더 분명했다. 한인타운에서 라시에네가까지는 약 10분, LA 다운타운 유니온 스테이션까지도 20여 분이면 충분했다. 차량으로 이동할 때 늘 겪던 정체 구간이 사실상 사라진 셈이었다.
새로 열린 3개 역의 가장 인상적인 변화는 ‘지하철역답지 않은 지하철역’이라는 점이었다. 벽화와 타일 아트가 공간을 채우며 하나의 전시처럼 구성돼 있었다. 특히 윌셔/페어팩스 역 승강장에는 “미래를 예측하는 최상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영어·한국어·스페인어로 새겨져 눈길을 끌었다.
윌셔/라시에네가 역에는 한인 예술가 수 김씨의 작품이 설치됐다. 그는 도시 이미지를 분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이어왔으며,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LA의 다층적인 도시성을 시각화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매끄럽지만은 않았다. 개통 첫날 윌셔/페어팩스 역에서는 에스컬레이터가 멈추는 문제가 발생해 긴급 점검이 이뤄졌다. 곳곳에서는 메트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안내와 안전 점검을 병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을 빠져나오는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였다. 사람들의 표정에서는 단순한 교통 편의의 변화를 넘어, LA라는 도시의 이동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느낌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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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