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도’ 버리니 중도층이 떠난다

2026-04-08 (수) 07:52:21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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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A 주지사, 취임 두 달 만에 지지율 역대 최저

▶ 선거구 재조정·세금 인상안 등에 실망

‘중도’ 버리니 중도층이 떠난다

◆역대 VA 주지사 지지율 비교

버지니아 주지사 취임 이후 두 달 만에 주민들의 지지와 반대가 극도로 갈리는 ‘깊은 분열’(deeply divided)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조지메이슨대(Schar School)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3월 26~31일, 등록유권자 1,101명, 오차범위 ±3.4%)에서 아비가일 스팬버거(Abigail Spanberger) 주지사에 대한 지지는 47%, 반대는 46%로 거의 동률을 기록했다.

민주당에서는 80% 이상 지지하는 반면 공화당에서는 90%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극단적인 대립이 두드러졌다. 무당파의 경우에도 지지 45%, 반대 46%로 양분되면서 불과 몇 달 만에 중도층 지지자가 상당 부분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선거에서 15% 포인트 차이의 압승을 거둔 스팬버거 주지사는 ‘통합과 중도’의 이미지를 강조하며 출발했으나 취임 초부터 여론 양극화로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역대 주지사들의 평균 지지율과 비교해도 13% 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스팬버거 주지사는 취임 후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에 반대하며 주 경찰과 연방 이민 당국의 협력 프로그램을 중단했고 민주당 주도의 의회가 추진하는 선거구 재조정에 동의하면서 보수층과 일부 중도층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주 의회에서 논의된 여러 세금 인상안도 “좌파 민주당이 리치몬드를 장악했다”는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

스팬버거 주지사가 가장 강조했던 ‘경제적 부담 완화’(Affordability) 정책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태양광 규제 완화, 주택 개발 장려, 저소득층 에너지 효율 지원 등 구체적인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답변이 많았으나 전체적으로 ‘생활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답변(41%)이 ‘더 저렴하게 만들 것’이라는 답변(31%)보다 많았다. 공화당과 중도층 유권자들 사이에서 민주당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강했다.

조지메이슨대 마크 로젤(Mark Rozell) 학장은 “중도 이미지를 강조했음에도 임기 초반에 이처럼 강한 분열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스팬버거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지지 40%, 반대 57%)보다는 높았지만 흑인 유권자 지지율은 선거 당시 93%에서 66%로 크게 하락했다.

스팬버거 행정부는 “주민 생활비 절감과 주택 공급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련의 정책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없고, 게리맨더링으로 인한 역풍을 맞게 될 경우 지지율 하락세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지사 취임 100일 성적표로 해석되는 이번 여론조사는 정권교체를 만들어낸 민주당 주지사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반영하며 오는 11월 중간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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