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스누출 신고 1,600여건이나 누락·방치 드러나
지난달 15일 버지니아 센터빌에서 발생한 주택가 개스 폭발은 단순한 ‘누출’이 아닌 개스 회사의 ‘방치’로 인한 사고였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기 때문에 그 충격이 적지 않다.
교통안전위원회(NTSB) 예비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전 10시 28분 지역 주민이 개스 냄새가 난다고 신고했으나 이날 오후 9시 48분 폭발했다. 당시 개스 업체(Washington Gas) 기술자는 누출 1단계(Grade 1: 생명 위협 가능성 있는 가장 위험한 등급)로 확인하고 수리팀을 불렀지만, 수리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주변 46가구의 대피 명령도 폭발 이후에 내려졌다.
이에 주민들은 “아침부터 개스 회사 직원들이 작업하는 것을 봤는데, 아무도 위험을 알리지 않았다”며 “뻔히 알면서도 폭발을 막지 못했고 하마터면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분개했다.
‘워싱턴 개스’의 안전 불감증, 무책임한 조치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가운데 이러한 폭발 사고가 한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또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1,600여건의 개스 누출 신고가 누락되거나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는 ‘누출이 없다’고 처리되거나 기록 자체가 사라지는 등 전반적인 데이터 관리 부실도 드러났다.
지역 당국은 “주민들의 삶과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독립적인 조사와 감시 강화를 요구했다. 또한 낡은 개스 파이프 교체 사업에는 수억 달러를 투입하는 개스 업체가 누출 대응이나 보수에는 비용을 아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개스 냄새 신고 후 6시간 이상 지연된 사례도 있었고, 규제 기관으로부터 벌금(18만 달러)을 부과 받은 적도 있었다.
센터빌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 때문인지 자꾸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언제 또 폭발하는 건 아닌지, 오늘 밤은 안전할까” 등 일상을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개스 업체는 “피해 지원을 하고 있으며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미 신뢰를 잃은 주민들에게는 공허한 변명일 뿐이다.
NTSB 최종 보고서는 수개월 후에 나올 예정이지만,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개스 누출 신고에 대처하는 방식이 얼마나 허술했는지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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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