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의료부채 이자금지 추진...“의료비 부담 완화” vs “병원 재정 악화” 논쟁 가열
2026-01-21 (수) 02:27:24
워싱턴주 의회에서 의료비 부채에 대한 이자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본격 논의에 들어갔다. 생활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의료비로 인한 가계 재정 압박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찬반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주상원에 발의된 상원법안 5993호는 민주당 소속 에밀리 알바라도 상원의원(웨스트 시애틀)이 주도한 법안으로, 워싱턴주에서 새로 발생하거나 아직 상환되지 않은 의료부채에 대해 이자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17일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첫 공개 청문회를 열었다.
알바라도 의원은 “의료부채 이자를 없애는 것은 가계의 생활비 부담을 줄이고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핵심적인 방법”이라며 “가족들이 치료비 때문에 이중의 고통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워싱턴주는 2019년 법 개정을 통해 의료부채 이자율을 **최대 9%**로 제한하고 있으나, 이번 법안은 이를 아예 0%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메인주와 델라웨어주 등 일부 주에서는 이미 의료부채 이자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청문회에서는 의료부채로 고통받은 시민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타코마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크리스 슉은 두 종류의 4기 암 진단을 동시에 받으며 치료에 집중하느라 의료비를 즉시 상환하지 못했고, 그 결과 연 12% 이자가 붙은 채권으로 넘어가 소송과 임금 압류 위협까지 받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의료부채는 개인과 가족의 삶을 순식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의료계와 병원 단체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워싱턴주 병원협회 리사 대처는 “의료부채 이자는 특히 재정적으로 취약한 농촌 병원들에게 중요하다”며 “이자가 사라질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부채는 당장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환자에게 일종의 ‘무이자 대출’ 역할을 해왔다는 설명이다. 워싱턴주 의사회와 치과협회, 채권추심 단체들도 법안에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알바라도 의원은 “가족들은 치료받은 의료비를 갚을 의지가 있지만, 높은 이자가 오히려 상환을 더 어렵게 만든다”며 “높은 이자율이 상환율을 높인다는 근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 법안은 이번 주 집행 표결을 앞두고 있으며, 주 의회를 통과해 주지사의 서명을 받을 경우 3월 12일 회기 종료 후 90일 뒤 시행될 예정이다. 의료비 부담 완화와 의료기관 재정 안정성 사이에서 워싱턴주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