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보험 개혁안 발표
▶ “처방약값 80~90% 인하”
▶ 보험료 급등 해법 빠져
▶ “구상 수준·실효성 의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건강보험료 및 처방약 가격 인하를 골자로 한 의료개혁안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보조금 확대 조치가 종료된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의 대안으로 연방의회에서 법안 통과를 위한 기본틀을 내놓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위대한 건강보험 계획’(Great Healthcare Plan)을 공개하며 “연방 정부가 보험사에 지급하던 보조금을 중단하고, 그 재원을 국민에게 직접 지급해 보험료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ACA에 대해 “보험사만 배불린 제도”라며, 보험사 주가 급등과 국민 보험료 인상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들이 직접 의료보험을 선택하고 이를 통해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더 적은 돈으로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라며, 보험회사와 의료 제공자를 대상으로 더 높은 가격 투명성을 요구해 특수 이익집단이 국민들의 희생을 볼모 삼아 이익을 챙기지 못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많은 처방 약 가격이 80∼90%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글로벌 제약사들에 대해 관세 조치를 압박하며 미국에서 판매하는 처방 약 가격 인하를 끌어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고물가 부담을 느끼는 국민들에게 오바마케어 보조금 확대 중단이 이중고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상·하원을 향해 “이 같은 구상을 지체 없이 법으로 통과시켜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트럼프 대통령의 의료개혁 방안은 구체적 법안 형태가 아닌 ‘구상’ 수준에 머물렀고, 정작 보험료 급등에 직면한 가입자들을 위한 구체적 해법은 빠져 있어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재 오바마케어 건강보험 거래소(Healthcare.gov)를 통해 보험에 가입한 연방 빈곤선 400% 이상 일부 가구는 올해부터 보조금 종료로 보험료가 큰 폭으로 오를 처지에 놓여 있다. 연방 의회가 조속히 조치하지 않을 경우 수백만 가구의 의료비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다.
백악관은 이날 사실 자료와 함께 브리핑을 열었지만,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책임자인 메흐멧 오즈 박사는 “광범위한 틀”이라는 표현만 반복하며 구체적인 정책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보험료 인상 억제 방식, 개인 보조금 산정 기준, ACA와의 관계 등에 대한 질문에도 명확한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보건 정책 전문가들은 이번 계획이 ACA를 대체하는 수준의 개혁안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비영리 보건연구기관 KFF의 신시아 콕스 수석부회장은 “공화당 아이디어를 모아놓은 수준”이라며 “현재 나타나고 있는 보험료 상승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연방 상원에서는 ACA 강화 보조금 연장을 위한 초당적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은 이러한 논의에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거리를 두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처방약 가격을 80~90%까지 낮추겠다는 공언 역시 구체적 실행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공약성 발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보험사에 가격과 비용 구조를 공개하도록 요구하겠다는 방침도 법적 근거와 강제력 여부는 불투명하다. 결국 이번 ‘위대한 건강보험 계획’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메시지에 치중한 나머지, 당장 보험료 급등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의 현실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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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