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어팩스 수퍼바이저회 “카운티 요청 없이 주 의회의 법안 통과 안돼”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에 카지노를 건립하기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개발업자는 일부 주 의원들과 함께 타이슨스 일대에 대규모 카지노 복합 리조트 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페어팩스 카운티 수퍼바이저회(의장 제프 맥케이)는 지난 9일 ‘주 의회가 카운티의 요청 없이 카지노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에 반대한다’는 조항을 2026년 주 의회 입법 의제에 포함시켰다. 이날 표결에 부쳐 5대 4, 아슬아슬한 표차로 카지노 반대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결의안을 발의한 월터 알콘 수퍼바이저는 “타이슨스에 카지노가 들어선다는 소문만으로도 부동산 개발업자와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며 “수십 년간 쌓아온 경제개발 성과가 한 번에 날아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타이슨스를 지역구로 둔 달리아 팔칙 수퍼바이저도 “버지니아 제1의 비즈니스 중심지를 카지노 도시로 만들 수는 없다”며 카지노 반대 입장을 밝혔다.
페어팩스 카지노 반대 결의안에 찬성한 수퍼바이저는 제프 맥케이 의장을 비롯해 월터 알콘(헌터밀), 달리아 팔칙(프로비던스), 지미 비어먼(드레인스빌), 로드니 러스크(프랜코니아) 등 5명이며 안드레스 히메네스(메이슨), 캐시 스미스(설리), 댄 스토크(마운트버넌), 팻 헤리티(스프링필드) 수퍼바이저는 반대표를 던졌다.
맥케이 의장은 이날 결의안에 찬성했으나 “회기 직전에 전격 상정하는 것은 정치적 기회주의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리치먼드(주 의회)에서 ‘페어팩스가 또 오만하게 굴고 있다’는 반감만 키워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주 의회는 맥케이 의장이 작성한 ‘조건부 반대 서한’을 채택했으며 여기에는 카지노 허가를 위해서는 주민투표를 거쳐야하고 현행보다 유리한 세수 배분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카지노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이번 결의안은 이를 한층 강화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스캇 서로벨 주 상원의원은 “2026년 회기에도 페어팩스 카지노 허용 법안을 다시 제출할 것”이라며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 급증으로 세수가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카지노 복합 리조트 건설만이 단기간에 대규모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제니퍼 보이스코 주 상원의원은 “대다수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민주당 내 치열한 정치 공방을 예고했다.
지역 주민의 60~70%가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무시하고 추진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카지노가 건설되기 위해서는 주 의회에서 통과되더라도 주민투표 승인, 개발업체 선정 등 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한 이번에 수퍼바이저회에서 ‘사전 차단’ 결의안이 통과돼 내년 주 의회에서 카지노 법안을 추진하는데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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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