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과 생각] “기쁨의 공식”

2025-12-05 (금) 08:01:23 임형빈/한미충효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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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온 카톡의 내용이 너무나 감동적이여서 이를 소개 하고자 한다, 고난과 장애 차별로 정말 도저히 평안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평안을 누리며 살아온 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충청도 농사꾼의 6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난 한 아이가 있었다. 2살 때 소아마비를 알았으나 너무나 가난하여 치료시기를 놓쳤고 그 후유증 때문에 앉은뱅이로 어린 시절을 살았다.

아버지는 아들의 장애가 부끄러워 술을 마시는 날이면 저런 쓸모없는 놈 제발 갖다버리라고 말하며 폭력을 휘들렀고 어머니는 눈물로 지새웠다. 혼자 힘으로 설 수 없었기에 기어 다녔다. 비료 푸대위에 엎드려 한손으로 땅을 짚고 다른 손으로 포대를 잡아 끌었다.


어머니의 등에 업혀 집에서 1시간쯤 떨어진 초등학교에 입학하고자 했으나 학교는 장애인이란 이유로 그의 등교를 허락치 않았다. 어머니와 아들은 교문 밖에서 한없이 울었다.

아들을 등에 업고 오는 길에 슬픈 마음으로 어머니는 아들의 꽁꽁 언발을 만지며 “아가야 춥지? 하고 따뜻하게 물었다. 어머니의 그 한마디는 그에게는 다른 어떤 말보다 값지고 힘이 났다. 세상에 힘든 일이 비수처럼 다가왔을 때 기억나게 하는 말이었다. 그날 이후 아들은 평안해졌고 어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11세에 집을 떠나 재활원에 들어갔고 굳은 다리를 펴서 보조기를 끼우고 목발을 짚으며 걷는 방법을 배우는데 2년이 걸렸다. 그런 그가 공부에서는 1등을 하였고, 선생님의 추천으로 대전 중학교에 들어갔고, 고등학교 연합고사에 만점을 받아 장학생으로 대전고등학교에 배정을 받았다.

이후 서울대학교 수학과에 입학했고 미국 버클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카이스트와 서울대 교수를 거쳐 현재는 고등과학원(KIAS) 교수로 재임 중이다. 2007년에는 젊은 과학자상도 받았다.

그는 누구인가? 장애를 딛고 세상에서 온갖 천대와 차별 속에서도 인생을 기쁜 공식으로 풀어낸 김인강 교수이다. 그는 3차원 다양체의 위상 수학과 기하학 분야의 세계적인 수학자로서 명망이 높았다. 김인강 교수는 자서전 ‘기쁨공식’을 펴내 소외 받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김 교수는 남들보다 조금 느리고 조금 불편한 삶을 살고 있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자부하는 정말 대단한 거인이라 아니할 수 없다.

<임형빈/한미충효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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