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컴 사기 의심될 때 고용주 대응

2025-10-31 (금) 12:00:00 박기홍 HUB 천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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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컴 사기 의심될 때 고용주 대응

박기홍 HUB 천하 대표

한 여성 경관이 워컴 사기혐의로 기소되고, 이 경관이 속해 있던 시정부가 이 경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주 최대 베트남 커뮤니티가 있는 웨스트민스터 시에서 근무하던 여성 경관 니콜 브라운은 지난 2022년 3월 근무 중 한 용의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머리를 얻어 맞았다. 이후 브라운 경관은 심각한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

브라운은 이로 인해 큰 소리를 견디지 못하고 전자 화면과 햇볕을 볼 수 없다고 주장했고 전면 일시장애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이 판정으로 브라운 경관은 1년치 연봉을 전액 받은데 이어 이후에는 급여의 3분의2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장애 판정에도 불구하고 브라운 경관은 사고 후 3일간의 병가를 내고 샌디에고에서 축구경기에 갔던 것을 비롯해 이후 두번이나 5킬로미터를 달렸다.


본인 주장대로라면 바깥 활동을 할 수 없어야 하는데,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을 한 것이다. 오렌지카운티 검찰은 지난 5월 브라운이 코첼라 밸리에서 열린 음악 페스티벌에서 음주와 함께 춤을 췄던 것을 적발한 후 수사를 벌여 주장했던 장애와 상반된 사실들을 발견하고 보험 사기 등 15개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웨스트민스터 시정부는 카운티 검찰의 기소가 내려진 후 그동안 브라운에게 지급된 60만달러 이상을 회수하기 위해 지난 7월 민사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이 사건은 경찰관이란 특별한 직업을 가진 사람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언론에 보도된 것이지만, 사실 워컴 사기는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비영리기관인 전국보험범죄국(NICB)에 따르면 워컴 사기는 연간 약70억달러의 비용손실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워컴 클레임 중 10% 이상이 사기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갈수록 지능화, 조직화되고 있어 더욱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근무 중 부상을 입어 정당한 워컴 클레임을 하는 것은 당연히 보호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으로 강한 의심이 들 경우 고용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감정적인 대응이다. 노골적으로 무리하게 사실 여부를 추궁하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 또 해당 직원에게 불리한 조치를 취할 경우 부당해고나 차별, 보복 등과 관련된 소송을 당할 수 있다. 특히 고용주가 직접 해당 직원을 감시하는 행태는 스토킹이나 사생활 침해 등으로 소송을 당할 수 있고, 직원 몰래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는 것 역시 불법으로 다뤄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때문에 정말 의심이 든다면 증거 확보가 우선이다. 그리고 이런 사전 조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미리 전문 변호사와 의논해 위법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로 중요하다.


우선 의심되는 정황들을 정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고 시점과 장소가 일관되지 않거나 목격자가 없을 경우, 업무시간 외 발생했을 가능성 등을 살펴보는 것이다. 또 해당직원의 SNS에서 부상과 상반되는 활동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과거 워컴 클레임 기록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이런 자료들을 수집한 뒤에는 사고와 관련된 내용들, 즉 시간과 장소, 상황, 최초 보고 내용 등을 바탕으로 사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며, 현장에 CCTV가 있다면 이 영상도 확보하도록 한다. 그리고 목격자 진술 내용을 받아 날짜와 서명을 함께 해놓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의사의 진단서와 치료기록도 잘 보관해야 하는데, 치료 내용이 과도하거나 일관되지 않는 점들이 있는 지 잘 살펴봐야 한다.

이런 내용들은 개인정보 보호법과도 연결될 수 있어 상당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렇게 모은 자료들은 보험사에 전달하는 게 바람직하다. 보험사는 고용주가 제공한 의심정황과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조사를 벌이게 되며, 이 과정에서 추가 자료 요청을 해올 경우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면 된다.

경우에 따라 해당 직원과의 면담도 가능하지만,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 즉 사기 여부를 확인하는 게 아니라 부상 상태와 치료 상황, 복귀 시점 등을 다뤄야 하며, 사기여부를 단정하거나 위협적인 언사, 개인적인 의견 언급 등은 피해야 한다.

(800)943-4555. www.chunha.com

<박기홍 HUB 천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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