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문자 스캔들 비난 vs“트럼프 응원단장”

2025-10-21 (화) 07:33:49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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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A 주 법무장관 후보 토론회… 열띤 공방

문자 스캔들 비난 vs“트럼프 응원단장”

민주당 존스 후보(왼쪽)와 공화당 미야레스 후보(오른쪽)가 지난 16일 리치몬드대에서 열린 후보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Mike Kropf/Pool>

버지니아 주 법무장관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제이슨 미야레스(Jason Miyares) 후보와 민주당 제이 존스(Jay Jones) 후보가 지난 16일 리치몬드대에서 열린 후보 토론회에서 맞붙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예상대로 존스 후보의 폭력적인 문자 메시지 스캔들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입장도 주목을 받았다.

미야레스 후보는 처음부터 상대 후보의 문자 메시지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존스 후보는 지난 2022년 동료의원에게 공화당 토드 길버트 하원의장이 ‘머리에 두발의 총상을 입어야 한다’는 폭력적인 내용의 문자를 보냈고 최근에 이러한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존스 후보는 개회 발언에서 “부끄럽고 후회한다. 길버트 의장과 가족, 버지니아 주민들에게 사과한다. 되돌릴 수 없지만 실수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 그러나 과거의 실수로 미래를 판단하지 말길 바란다”며 사과와 함께 지지를 당부했다.


이에 미야레스 후보는 “정말 후회한다면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고 압박했으며 토론회 진행자인 브렛 마스턴(Brett Marston) 변호사협회 회장도 “왜 유권자들이 당신의 판단을 신뢰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는 존스 후보가 과거 난폭운전으로 유죄판결을 받았고 이에 대한 봉사활동도 논란이 되면서 후보 자격, 도덕성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세에 맞서 존스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하는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무려 37번이나 트럼프를 언급한 존스 후보는 상대후보를 “트럼프 응원단장”(cheerleader)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는 “버지니아 주민들은 트럼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법무장관을 기다린다. 미야레스는 그를 두려워하고 너무 약해서 트럼프에 맞설 수 없다”고 조롱했다.

이에 미야레스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싸우려면 연방 의회에 출마해라. 버지니아 법무장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펜타닐 압수, 폭력범 기소 실적 등을 내세우며 “나는 법무장관으로서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했고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며 “사법 개혁안을 지지했던 존스 후보는 범죄자를 우선시하고 피해자는 뒷전”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버지니아 선거는 민주당 우세가 예상됐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역전에 성공한 공화당 미야레스 후보를 필두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연방 공무원 감원 정책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버지니아 유권자들이 돌아서면서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으나 “스캔들로 논란을 덮자”는 공화당의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버지니아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45% 안팎인 경합주로 현재 사전 투표(9월 19일~11월 1일)가 진행 중인 가운데, 법무장관 스캔들이 민주당 주지사 후보인 아비가일 스팬버거의 표까지 분산시킬지 주목을 받고 있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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