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뉴욕 등 2,700곳서 “왕은 없다” 구호 외쳐
▶ 이민단속·군투입 등 규탄
▶ 시위대 오물 폭격 영상 등
▶ 트럼프·공화는 조롱 일관

지난 18일 LA 시청 주변 도심에서 열린 반 트럼프 집회에 운집한 시위대가 ‘노 킹스’ 등 각종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의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가 지난 18일 LA 다운타운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로 열렸다. ‘노 킹스 2.0’으로도 불리는 이번 시위는 지난 6월14일 첫 시위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반 트럼프’ 집회다.
이날 시위는 LA 도심과 트럼프 대통령의 고향인 뉴욕, 수도 워싱턴 DC, 그리고 하와이까지 전국 50개 주 총 2,700여 곳에서 진행됐다. 유럽 각지 주요 도시 명소나 미 대사관 앞에서도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 주요 외신들은 2,000여 곳에서 열렸던 첫 시위에 500만 명이 참석했다는 점에 미뤄볼 때 이번에는 참여 규모가 더욱 커졌을 것으로 보고 있고, 전국에서 약 700만 명이 운집했다는 추정도 나왔다.
참가자들은 미국 내 치안 유지 목적의 군대 동원, 법원 판결 무시, 이민자 대거 추방, 대외 원조 삭감, 선거 공정성 훼손 등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정책이나 언행이 민주주의적이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그가 독재자나 파시스트처럼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LA 도심에서도 수천명의 시위대가 이날 오후 LA 시청 앞에 모여 시위 행진을 했다.
지난 6월 시위는 도널드 트럼프 생일맞이 ‘열병식’이 촉발했다. 이번 시위를 촉발한 것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자 단속과 이를 명분으로 파병된 주방위군이다. 시카고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 참석한 배우 존 큐색은 “트럼프 당신은 우리 거리에 군대를 투입할 수 없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반란 진압법을 발동할 만큼 혼란을 일으킬 수도 없다”고 외쳤다.
민주당 주요 정치인들은 시위에 직접 참석하거나 온라인 메시지 등을 통해 힘을 보탰다. 척 슈머 연방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X(옛 트위터)에 “오늘의 ‘노 킹스’ 시위는 미국의 본질에 대한 확증이다.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썼다. 미국 진보 진영의 대부로 꼽히는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의원은 워싱턴 DC 집회에 나와 “트럼프 집권 아래 미국은 위기에 처했다”면서도 “결국 우리 국민이 통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이 전국적으로 벌어진 대규모 시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조롱 섞인 태도를 보여 빈축을 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왕관을 쓴 자신이 ‘트럼프 왕’이라 적힌 전투기를 타고 시위대에 오물 폭격을 뿌리는 합성 영상을 올렸다. J.D. 밴스 부통령은 ‘왕에게 경배하라’는 가사가 흘러나오는 음악을 배경으로 시민들이 트럼프에게 무릎을 꿇는 영상을 게시했고 트럼프는 이를 공유하기도 했다.
마이크 존슨 연방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는 며칠 전부터 시위대에 ‘공산당’ ‘하마스 지지자’ ‘자본주의 증오’ ‘마르크스주의자’ 등 비난 발언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