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 통화 다음날 젤렌스키와 회담 “지금 위치에서 전쟁 중단해야”
▶ 우크라 드론과의 맞교환에 관심보이면서도 “토마호크 없이 끝내길”
▶ 젤렌스키 “가자 휴전이 동력…트럼프 도움으로 끝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회담하고 있다. 2025.10.17[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후방을 타격하기 위해 요청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제공에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푸틴과 젤렌스키 대통령 양측에 휴전 합의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전날 통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서는 "푸틴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끝내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전날 통화에서 헝가리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시점을 "2주 내"로 예상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헝가리 회담'이 젤렌스키 대통령까지 포함한 3자 회담이냐는 질문에 "양자"(double)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젤렌스키와 푸틴 대통령이 서로를 좋아하지 않아 따로 만나고 젤렌스키 대통령과 상황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 장소로 헝가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우리는 빅토르 오르반(헝가리 총리)을 좋아한다. 푸틴도 좋아하고 나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전쟁 휴전 중재를 축하하면서 가자 휴전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평화를 진심으로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가 당신의 도움으로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후방을 타격하는 데 필요해서 미국에 요청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제공 여부를 논의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토마호크 미사일을 실제 지원할 생각이 있다기보다는 러시아에 휴전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의중을 내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토마호크 미사일을 지원받는 대가로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해온 드론 수천개를 제공하고 미국의 드론 생산을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의 드론에 관심이 있다면서 "우리는 자체적으로 드론을 만들지만, 다른 나라에서 드론을 사기도 하며 우크라이나는 매우 좋은 드론을 만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리도 토마호크가 필요하다. 우리는 우리나라를 지키는 데 필요한 것들을 줘버리고 싶지는 않다"면서 "우리가 토마호크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서도 전쟁을 끝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장거리 타격 문제를 논의했지만,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미국은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에 휴전 합의를 압박하기 위해 타격할 수 있는 러시아 내 표적을 표시한 지도를 이날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여줬다고 우크라이나 대표단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을 신뢰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한다고 믿는다"면서 "중동 상황도 관리가 힘들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했다. 난 그가 이 상황도 관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 보장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 사안과 방공(air defense) 문제도 회담에서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은 매우 흥미롭고 화기애애했지만 난 내가 푸틴 대통령에게 강력히 권했듯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도 이제 살인을 중단하고 합의할 시간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지금 위치에서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 둘 다 승리를 선언하고 역사가 판단하도록 하자"면서 "더 이상은 안 된다. 여러분의 가족이 있는 집으로 평화롭게 돌아가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