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앙 에세이] 10월의 기도

2025-10-14 (화) 07:41:04 김영란/탈북선교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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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들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 누구나가 다 한두 번쯤은 긴 고난이나 짧은 고난을 겪는 것을 보게 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 크고 작은 고난과 고통을 기도로 극복하면서 하나님 아버지께서 사랑하시는 자녀들에게 주시는 축복의 고난이라고 굳게 믿고 기도로 모든 어려움들을 견디어 내기도 하고 믿음으로 힘차게 고난을 딛고 일어서기도 한다.

이 여러 가지 고난 속에서 심한 고통으로 나날을 보내면서도 감사의 눈물로 찬송과 기도를 쉬지 않는 박 에스더 권사는 몇 달 전부터 처음에는 등과 허리가 몹시도 뻐근하고 아파오면서 날이 갈수록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진통제로 나날을 보내다가 정말 견딜 수가 없어서 종합검진을 받으러 병원을 찾아갔다. 거의 일주일 동안 받은 검사의 결과는 상태가 많이 악화되어 있는 척추 골수암 초기라는 것이었다.


에스더 권사는 척추골수암이라는 병명도 처음 들었지만 왜 하필이면 자신에게 이런 해괴한 병이 생겼는지 하고 앞이 캄캄함을 느끼며 집에 돌아와서는 밥도 먹지 못하고 잠도 오지 않아 몇 날 며칠 밤을 울고불고 하며 하나님께 매달렸다.

병원에서는 하루속히 수술을 해야 한다고 재촉을 하였다. 에스더 권사가 출석하는 교회에서는 전 교인이 새벽기도에 모여 합심하여 눈물의 기도를 시작하였다. 에스더 권사는 도저히 그대로 있을 수가 없어서 병원에 입원을 하여 몇시간 수술이 끝난 후 회복실로 돌아온 뒤에 우리 기도팀들은 의사의 허락을 받고 병실로 들어가 찬송과 기도를 드리기 시작하였다.

회복실로 돌아온 권사님은 잠시 동안 긴 수술로 인하여 기운이 없었으나 우리 기도팀들이 눈물로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권사님도 같이 작은 목소리로 찬송을 부르기 시작했다.

권사님은 우리들에게 “하나님께서 나를 이렇게 쓰러뜨리지 않으셨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형식적인 신앙생활로 경건한 모양만 가지고 의례적인 성수주일, 인색한 십일조와 헌금, 눈에 드러나는 봉사와 긍휼 없는 선교헌금, 사랑 없는 구제를 했던 나 같은 죄인을 그래도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사랑의 매로 때리시며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려 하신 것입니다.

내가 아파서 고통 중에 부르짖으며 울 때 주님께서도 같이 아파하시며 우시는 모습을 확실히 보았습니다. 이제 앞으로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건강과 물질을 드리며 주님의 영광만을 위하여 살겠습니다” 하고 고백을 하였다.

요즈음 에스더 권사의 생활은 기쁨과 활기로 가득 차 있다. 여러 선교 기관에도 관심을 쏟고 있으며 어려운 이들이나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을 돕는 일에도 시간과 물질을 조금도 아끼지 않고 헌신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하나님께 기도드린다.

“하나님 이 아름다운 여인에게 더욱 더 건강과 새 힘을 주시사 그녀가 가는 곳곳마다 아름답고 향기로운 사랑의 꽃이 피어 모든 이들에게 큰 힘과 소망을 줄 수 있는 하나님의 귀한 딸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기도하는 이 시간 주가 곁에 오사 인자하신 얼굴로 귀 기울이네 우리 자신 버리고 그 발 앞에 꿇면 크신 은사를 주네 거기 기쁨 있네 기도 시간에 복을 주시네 곤한 내 마음 속에 기쁨 충만하네”(480장 기도하는 이 시간)

<김영란/탈북선교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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