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펜타곤 직원들, 청사내 세탁소 운영했던 한인 할머니 병문안

요양원에 입원 중인 손미자(가운데) 씨가 20여 년 전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의 방문을 받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20여 년 전,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펜타곤 청사 내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던 손미자(79) 씨가 최근 나이와 건강 악화로 메릴랜드 베데스다 소재 요양원(너싱홈)에 입원했다. 그러나 그녀의 근황을 들은 당시 펜타곤 근무 직원들이 잊지 않고 찾아와 손 씨를 위로하며, 세월을 넘어선 따뜻한 인간애를 보여주었다.
1974년 남편 손종락(전 손스&퀄러티 푸드 서비스 대표) 씨와 함게 두 아들을 데리고 도미한 손 씨는 1990년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펜타곤 청사 내 세탁소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장병과 민간 직원들의 유니폼과 근무복을 관리해왔다. 깔끔한 손길과 따뜻한 미소로 직원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았다.
최근 그녀가 건강이 악화되어 요양원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손 씨를 찾아와 반가운 재회를 했다.
이번 만남은 단순한 안부 방문을 넘어, 직장 내 인간적 유대와 상호 존중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 남편 손종락 씨는 “지난 7일 당시 근무했던 직원들이 와서 아내가 너무 좋아했다”면서 “아내와 직원들의 인연은 진정한 ‘노사관계’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어 신문사에 연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편에 따르면 손미자 씨는 워싱턴 가정상담소 창립멤버로 오랫동안 봉사를 했으며 워싱턴한인복지센터에도 꾸준히 기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 손 씨는 “아내는 5년 전만 해도 골프 토너먼트에서 트로피도 많이 받고 연말에는 수년간 노숙자들을 위해 음식을 나눠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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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