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다람쥐 열매

2025-10-09 (목) 05:35:39 홍유니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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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벗 삼아
잘 참아낸 잔가지들
시원한 바람에
토실토실 단단해진 알맹이
찬바람이 불어오면
은세계 속에 숨겨놓고
겨우내 먹으려고
그렇게나 부지런하게
그 높은 나무 위를
오르락내리락 줄타기 했겠지

엄마는
너의 먹거리 도토리를
열심히 주워다
손끝으로 갈아 만든
맛있는 묵을 만들어 주셨었지

다람쥐야
미안해
그런데 난 슬프단다
지금은 안 계시거든
내 마음 알지
엄마의 시간은 나의 추억이었어

한 줄 위에서 줄타기 하고 있다

<홍유니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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