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을은 누구에게나 좋은 계절인가

2025-10-01 (수) 12:00:00 연태흠 한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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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여름의 열기가 물러가고 서늘한 바람과 건조한 기운이 더해지는 계절이다. 한의학에서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인체의 장부와 정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며, 가을은 특히 폐(肺)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가을철 건조한 기운은 폐와 기관지를 쉽게 손상시켜 기침, 인후 건조, 피부 갈증과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폐를 윤택하게 하고 진액을 보충하는 식품 섭취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배는 폐를 윤하게 하고 기침을 완화하며, 도라지는 담을 삭이고 기관지를 맑게 한다. 은행은 호흡기를 강화하고, 무는 소화 기능을 돕는 동시에 폐열을 식혀 준다. 여기에 꿀은 진액을 보충하고 목을 부드럽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과일로는 감, 포도, 석류, 사과 등이 가을철 건강관리에 유익하다. 감은 열을 내리고 진액을 보충하며, 포도는 기운을 북돋우고 혈액 순환을 돕는다. 석류는 여성 건강과 피부 윤기에 좋고, 사과는 위장을 편안하게 하고 갈증을 풀어준다. 채소로는 배추, 시금치, 연근, 무청 등이 권장된다. 배추와 시금치는 폐와 위에 수분을 보충하고, 연근은 출혈을 막고 폐열을 내리며, 무청은 기운을 북돋는 작용이 있다.


여기서 과일들을 보면 대부분 제철과일이나 늦여름 과일들이 많다. 이는 자연과 몸은 다르지 않고 함께 간다는 의미이다. 제철 과일, 제철 야채 등을 섭취하는데 좀 더 마음을 써야하는 이유다. 겨울에 여름과일 찾지 말고 이곳에 살면서 다른 나라 과일에 너무 탐닉하지 않는 것도 지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가을은 ‘수렴(收斂)’의 계절로, 기운이 안으로 거두어지는 만큼 정서적으로는 쓸쓸함과 우울감이 나타나기 쉬운 시기다. 규칙적인 호흡 운동, 가벼운 산책, 기공과 명상은 심신을 안정시키고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일교차가 큰 계절적 특성을 고려하여 보온에 유의하고, 충분한 수분과 휴식을 유지한다면 면역력 강화와 건강 유지에 효과적이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가을철에 폐의 기운을 보하고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은 다가오는 겨울을 건강하게 준비하는 중요한 지혜라 할 수 있다.
문의 (703)642-6066

<연태흠 한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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