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401(k) 백만장자 되려면… ‘나는 어떤 유형 투자자?’

2025-09-29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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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 급등에 은퇴 부자 급증
▶ 공포 매도형… 회복 기회 놓쳐

▶ 시장 타이밍형… 뒤늦게 납입
▶ 원칙 고수형… 장기 정액 투자

401(k) 백만장자 되려면… ‘나는 어떤 유형 투자자?’

증시 급등 덕분에 은퇴연금 계좌 부자가 급증했다. 재정전문가들은 이른바 401(k) 백만장자가 되려면 자신의 투자 유형을 파악하고, 장기투자 전략을 고수하라고 조언한다. [로이터]

최근 증시가 급등하면서 은퇴계좌를 통해 백만장자 대열에 오른 투자자수가 역대 최다수치를 기록했다. 이들은 대부분은 시장이 흔들릴 때도 침착하게 ‘버티는 전략’을 택한 장기 투자자들이다. 올해 봄,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을 때에도 조급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대신 인내심을 갖고 차분히 기다린 결과 이른바 401(k) 백만장자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 401(k) 백만장자 급증

지난 16일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6,615포인트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대의 직장인 퇴직연금 운용사 중 하나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츠에 따르면, 401(k) 계좌 잔고가 100만 달러 이상인 계좌 수는 올해 2분기 기준 약 59만5,000 개로 전분기 대비 약 16.2%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약 20%가 증가한 수치다.


전체 평균 401(k) 잔고도 전년 대비 약 8.4% 상승한 13만7,800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방정부가 운용하는 401(k)형 연금제도인 ‘공무원 저축 플랜’(Thrift Savings Plan·TSP) 역시 백만장자 계좌 수가 지난 6월 3일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약 16.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 시장 타이밍보다 꾸준한 투자

401(k) 백만장자 투자자들의 공통점은 시장 타이밍을 재지 않고 꾸준히 투자한다는 점이다. 주가가 떨어질 때 공포에 빠져 매도하거나, 상승장에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공통점을 보인다. 올해 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무역전쟁으로 시장이 출렁였을

때도 공포와 불안감에 휩싸인 ‘패닉셀’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이 고물가와 실업, 경기침체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고, 일부 우려는 현실이 됐다. 수입물가 상승으로 소비자 물가가 올랐고, 장기 실업률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고용 증가도 둔화됐다. 그럼에도 증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로 연준은 지난 17일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올해 안 추가 인하 전망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시사했다.

■ 나는 어떤 유형의 투자자인가?

모든 투자자들이 401(k) 백만장자처럼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불안감과 공포에 휩싸여 올바른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투자자가 늘기 마련이다. 401(k) 백만장자들의 투자자들은 수십 년 동안 직장 내 퇴직연금제도를 통해 꾸준히 자산을 불려왔다. 401(k) 백만장자 반열에 오르려면 그들의 습관을 익혀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나는 어떤 유형의 투자자인가?’부터 알아야 한다.


◆ 공포 매도형…납입도 중단

첫 번째 유형은 이른바 ‘공포 매도형’ 투자자다. 이들은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할 때 공포에 휩싸여 보유 자산을 매도하고, 심지어 401(k) 계좌 납입까지 중단하기도 한다. 올 봄, 주식시장이 조정을 겪었지만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츠의 마이크 샴렐 부대표는 “4월에 성급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투자자들은 5월과 6월의 시장 반등에 따른 수익을 누릴 수 있었다”라고 당시 증시 상황을 설명했다.

단기적인 시장 변동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을 스스로 초래하는 것일 수 있다. 하락장에 매도하면 손실을 확정짓게 되고, 시장이 회복할 때는 그 수익을 얻지 못하게 된다. 401(k) 백만장자들은 과거 수익률이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과거를 돌아보면 시장은 결국 회복하고 더 나은 수익률을 제공해 왔다는 점을 믿고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 시장 타이밍형…뒤늦게 납입 재개

두 번째 유형은 ‘시장 타이밍형’ 투자자다. 이들도 시장이 하락하면 불안감에 자산을 매도하고, 401(k) 납입을 중단하기도 한다. 패닉 셀러와 다른 점은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된 뒤 401(k) 납입을 재개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투자 유형은 납입을 완전히 중단해 손실 회복 기회를 놓치는 것보다는 낫다. 하지만, 시장이 반등할 때 돌아오는 고 수익 기회를 놓치기 쉽다. 시장 회복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꾸준한 투자자와의 수익률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시장 타이밍형 투자자들은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았거나 이미 은퇴했을 경우에도 시장에 계속 머물러야 하나?”란 질문을 흔히 한다. 이에 대해 피델리티 인베스트먼츠의 샴렐 부대표는 “은퇴 시점이 되어도, 앞으로 15년, 20년, 길게는 30년 동안 그 자산으로 살아가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산 성장 기회를 계속 노려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샴렐 부대표는 “투자 리스크에 대해 자신이 심리적으로 감당 가능한 수준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밤에 마음 편하게 잘 수 없을 정도의 위험은 피하고, 장기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투자 판단도 삼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시장 타이밍형 투자자는 시장 타이밍을 맞추려 하지 말고, 시장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 원칙 고수형…정액 투자 전략

마지막 유형은 계획을 세우고 그 원칙을 끝까지 지키는 ‘원칙 고수형’ 투자자다.

원칙 고수형 투자자는 주식시장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대신, 일정한 금액을 정기적으로 투자하는 ‘정액 투자’(Dollar-Cost Averaging) 전략을 지속적으로 실행한다. 샴렐 부대표는 “시장에 변동성이 나타날 때일수록 계획을 지키고, 자신의 장기적인 투자 목표에 따라서만 계획을 변경해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원칙 고수형 투자자들은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포트폴리오 재점검에 나선다. 이때 사용하는 전략이 은퇴 후 소득을 세 가지 필요 기간에 따라 나누어 운용하는 방식인 ‘버킷 전략’(Bucketing Strategy)이다.

▲1단계: 단기 버킷(1~3년). 현금, ‘양도성 예금증서’(CD), 우량 채권 등으로 구성해 생활비를 감당한다. 시장이 하락할 때 완충 역할을 한다. ▲2단계: 중기 버킷.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거나 소폭 초과하는 수익을 목표로 한다. 우량 채권, 배당주, 혼합형 뮤추얼 펀드 등이 포함된다. ▲3단계: 장기 버킷. 10년 이상 인출하지 않을 자금으로, 비교적 공격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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