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셀폰으로 미국·한국 전화 한 번에 사용
▶ 가격도 저렴…한국서 휴대폰 본인인증도 지원

이심이 설치된 버지니아 센터빌 거주 이모 씨의 휴대폰.
한국 방문시 미국서 오는 전화나 문자를 받으면서 동시에 한국 전화번호(010 번호)도 사용할 수 있을까.
기존 방식대로라면, 인천공항에 도착해 휴대폰에 유심칩(SIM Card)을 바꿔 꽂으면 한국 번호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미국 번호로 오는 전화나 문자는 받을 수 없었다. 그래서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거나 한국 방문 중에도 미국에서 오는 전화나 문자를 받아야 하는 경우, 휴대폰을 로밍 상태로 두고 예전 기기에 한국 유심칩을 넣어 두 개의 휴대폰을 번갈아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이심(eSIM) 덕분에 이런 불편이 사라졌다. 이심을 이용하면 본래 사용하던 미국 휴대폰 하나로 미국 번호와 한국 번호를 동시에 유지할 수 있다. 유심을 뺐다가 끼우는 번거로움 없이 인터넷으로 QR코드를 받아 카메라로 스캔하는 방식으로 설치가 가능하다. 설치 후에는 한국번호(010 번호)를 부여받아 한국 내에서 전화·문자 송수신은 물론, 휴대폰 본인인증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온라인 서비스가 휴대폰 본인인증을 요구한다. 이 인증이 없으면 인터넷 뱅킹은 물론 배달 주문, 택시 호출, 공연 영화관 티켓 예매조차 어렵다. 해외번호로는 인증문자가 정상적으로 수신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 택시나 쿠팡 같은 생활 밀착형 앱도 이용할 수 없다.
버지니아 타이슨스에서 부동산 에이전트로 근무하는 최 모 씨는 “미국에서 오는 전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에 갈 때는 로밍 서비스로 해서 미국전화 번호를 그대로 이용하고 한국 지인들과 연결은 카톡을 통해서 한다”면서 “그러다 보니 본인 인증이 필요한 카카오 택시는 이용하지 못하고 한국에서 우버를 이용했는데, 이심으로 미국 번호와 한국 번호를 동시에 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페어팩스 스테이션에서 냉난방 비즈니스를 하는 김 모씨는 “업무 특성상 미국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놓치면 안 돼 항상 로밍을 사용했는데, 이심을 통해 이제 하나의 휴대폰으로 한국과 미국 번호를 모두 쓸 수 있다니 다음 한국 방문때는 꼭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이심 사용 전 확인해야 할 점
그럼 이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주의나 확인이 필요할까. 먼저 유심칩 사용때와 같이 휴대폰이 해외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언락(Unlock) 상태로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AT&T나 버라이존과 같은 특정 통신사에서 판매된 휴대폰은 잠겨있는 경우가 많다. 휴대폰을 구입할 때 할부로 구입했고 이를 완납하지 않은 경우에는 락 상태이기 때문에 자신이 휴대폰을 구입한 곳에 가서 잔액을 지불하고 언락을 해달라고 하면 된다.
아이폰의 경우, 설정→일반→정보(about)로 이동해서 화면을 아래로 내리면 캐리어 락(Carrier Lock)이라는 항목이 있고 SIM 제한 없음(No SIM restrictions)이라고 표시되면 언락상태이다. 갤럭시 같은 안드로이드에서 확인하는 방법은 설정→연결→모바일 네트워크→네트워크 사업자 순으로 들어가면 된다.
또 자신의 휴대폰이 이심 지원 기종인지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아이폰 11 시리즈 이상, 갤럭시 S21 시리즈 이상 등 최신 스마트폰은 이심을 지원한다. 본인의 기종이 이심을 지원하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아이폰에서는 설정→셀룰러(Cellular)에서 ‘eSim 추가’ 메뉴가 있으면 eSim이 지원된다는 뜻이다.
- 한국 이심 상품 구매하려면
여행기간, 데이터 사용량, 통화/문자 필요 여부 등을 고려해 한국 이심 상품을 온라인으로 미리 구매할 수 있다. 한국 통신사(KT, SKT, LG, U+)의 공식 로밍 사이트나, Airalo, Holafly, Nomad 등과 같은 글로벌 이심 판매 플랫폼에서 크레딧카드로 사면 된다. KT(한국 통신)의 경우에는 로밍사이트(roaming.kt.com)에서 eSIM 구매→이용기간 선택(1일에서 90일까지)→상품선택→예약고객(이름, 거주국가, 여권번호, 이메일, 이메일 인증번호)→신용카드 결제 순을 거친다.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90일 이후에도 연장이 필요하면 고객 서비스 전화를 통해 연장을 신청하면 된다. 2주 가량 신청하면 28달러가 든다.
- 이심 설치 방법
대부분의 이심 상품은 구매 후 이메일로 QR코드를 보내준다. 와이파이가 연결된 상태에서 설정→셀룰러→셀룰러 요금제 추가를 선택한 후 카메라로 QR코드를 찍으면 QR코드가 스캔되고 자동적으로 eSIM 다운로드가 시작된다. 이심을 설치하면 기본(Primary)와 보조(Secondary)식으로 라벨을 붙일 수 있다. 설치가 끝나면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010으로 시작되는 전화번호를 받는다.
- 한국 도착후 이심 사용방법
입국후 비행기 모드를 해제하면,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네트워크를 검색한다. 상단에 KT나 SKT 등 한국 통신사 신호가 잡힌다. 아이폰에서는 설정→셀룰러(Cellular)에 들어가서 기본을 한국 전화번호로 바꾸고 사용하면 된다. 미국 번호는 보조 회선이 되고 수신이 가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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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