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 오페라 40주년 시즌,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개막

2025-08-29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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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휘자 제임스 콘론 음악감독의 ‘마지막 시즌’

▶ 의미 있는 브로드웨이 명작으로 화려한 출발
▶ ‘토니’역에 한인 테너 듀크 김, 또 주연 무대

LA 오페라 40주년 시즌,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개막

오페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한 장면. [LA 오페라 제공]

LA 오페라가 창단 40주년을 맞는 2025-26 시즌의 시작으로 특별한 선택을 했다. 오는 9월20일 LA 다운타운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의 막이 오르면 LA의 오페라 팬들은 오페라 무대에서 쉽게 보기 힘든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명작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만나게 된다. 오는 10월1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공연은 LA 오페라 역사상 처음으로 올리는 무대다. 그만큼 기대가 커, 통상 한 오페라 작품을 6회 공연을 하는데, 이번 새 시즌 개막작‘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당초 계획보다 더 늘려 무려 10회 공연이 잡혀 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57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반세기가 넘도록 세계적으로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극작가 아서 로런츠,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 작사가 스티븐 손드하임, 안무가 제롬 로빈스라는 당대 최고의 창작진이 모여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 미국 사회의 이민자 갈등으로 재탄생시켰다. 뉴욕의 제트파와 샤크파라는 두 갱단의 대립 속에서 피어난 사랑은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는 비극으로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이번 무대를 지휘하는 제임스 콘론 LA 오페라 음악감독은 이곳에서 자신의 20년을 마감하는 라스트 시즌의 개막작으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골랐다. 자신이 오랫동안 간직해온 꿈의 작품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이 비범하고 독창적인 악보를 지휘하는 것은 나의 오랜 소망이었다”고 말했다. 콘론의 배턴 아래 ‘오페라적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어떻게 선보일 지 큰 기대가 된다.


주연에는 한인 테너 듀크 킴과 니카라과계 소프라노 가브리엘라 레예스가 나선다. LA가 고향인 한인 1.5세 성악가 듀크 김은 지난해 LA 오페라 무대에서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인공 로미오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이번에는 현대판 로미오라 할 수 있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남주인공 토니 역으로 돌아온다.

듀크 김은 채프만 대학과 라이스 대학 셰퍼드 음대를 졸업하고 워싱턴 내셔널 오페라 카프리츠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을 마쳤다. 북미에서 가장 실력있는 성악가를 발굴하는 등용문으로 알려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에릭 & 도미니크 라퐁 콩쿠르’(옛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전국 오디션)에서 지난 2022년 우승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2023년에는 워싱턴 내셔널 오페라가 공연한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를 노래하며 격찬을 받았다.

여주인공 마리아 역의 레예스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라 보엠의 미미와 무제타를 비롯해 다양한 배역을 소화한 주역으로, 이번 무대를 통해 LA 오페라에 첫발을 내딛는다. 여기에 브로드웨이와 오페라 무대를 넘나든 실력파들이 합류한다. 아만다 카스트로(아니타), 테일러 할리(리프), 유렐 에체사레타(베르나르도), 데이빗 프로타스(액션) 등이 출연해 작품의 리얼리티와 에너지를 더한다. 특히 에체사레타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2021년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도 출연한 바 있어 이번 무대의 주목을 끈다.

연출은 프란체스카 잠벨로가 맡는다. 그는 미국 작품을 꾸준히 무대화해온 연출가로, 이번 작품에 그간의 경험과 시각을 녹여낼 예정이다. 무대는 피터 J. 데이비슨, 의상은 제시카 얀, 조명은 마크 맥컬러프가 맡으며, 안무는 조슈아 베르가세가 제롬 로빈스의 원작 안무를 재현한다. 이처럼 브로드웨이의 전통과 오페라 하우스의 스케일이 결합해 전례 없는 시각적·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 일정은 9월 20·21·25·27·28일, 10월 4·5·8·11·12일이다.
티켓: www.laopera.org
LA 오페라 40주년 시즌,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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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아래서 즐기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특별한 경험’

▶ 9월27일 무료 야외 생중계
▶ 샌타모니카 피어·알타디나

LA 오페라가 창단 40주년 개막작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특별한 방식으로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오는 9월27일(토) 오후 7시30분,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에서 진행되는 공연이 초고화질 생중계로 산타모니카 피어와 알타디나 로마 알타 공원에 설치되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무료 상영된다.

이번 행사는 LA 카운티의 후원으로 마련됐으며, 누구나 사전 예매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관객들은 담요와 의자, 도시락을 준비해 별빛 아래에서 오페라와 뮤지컬이 결합된 명작을 함께 즐길 수 있다. 공연은 영어와 스페인어 자막이 제공된다.

샌타모니카 피어에서 열리는 ‘오페라 앳 더 비치’는 올해로 12회째를 맞는다. 알타디나에서 열리는 ‘오페라 인 더 파크’는 올해 처음으로 진행돼 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 할 예정이다.

행사 당일에는 가족 단위 관객을 위한 미술·공예 체험, 경품 증정, 무료 팝콘 등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준비된다. 좌석은 자유석이며, 주류 및 반려동물 반입은금지된다. 관람객은 미리 LA 오페라 공식 웹사이트(LAOpera.org/Beach, LAOpera.org/Park)를 통해 등록하면 주차 안내와 최신 정보를 받을 수 있으며, 현장에서 기념품도 증정된다.

이번 LA 오페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무료 야외 생중계를 후원하는 LA 카운티 정부의 린지호바스 수퍼바이저는 “별빛 아래에서 함께하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LA다운 특별한 경험이 될것”이라고 말했으며, 캐서린 바거의장도 “알타디나 지역사회 재건에 의미 있는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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