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모 문예공모전 당선 작가인 신재동 소설가가 두 번째 장편소설로 ‘곱슬머리 소녀’(북랩·표지사진)를 출간했다. 신 작가의 신작 소설은 한인 이민 개척자들의 역사와 행적을 깔끔하게 시각화해 놓은 소설로, 그들이 어떻게 고달픈 삶을 이겨냈는지, 이겨낼 수 있었던 정신적 본질이 무엇이었는지를 그렸다.
이 소설은 이민이라는 삶의 중층적 현실을, 한 소녀의 곱슬머리처럼 굽이쳐 흐르는 기억과 상실의 결로 섬세하게 엮어냈다. 작품의 제목이자 핵심 이미지인 곱슬머리는 억지로 펴지지 않는 기질, 타국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차이, 그리고 스스로의 생을 구부리고 펴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저항과 생의 곡선을 상징한다.
이 작품은 가족의 뿌리를 추적하는 한 인물의 시선을 통해 20세기 초 한인 이민사의 한 장면을 되살리는 역사소설이다.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인으로 살아온 한 남자가 자신의 이름과 가족사 속에 숨겨진 한국과 미국의 시간을 추적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의 탐색은 태평양을 건너 제물포에서 하와이 호놀룰루, 그리고 미국 본토로 이어지는 한 여성의 삶으로 이어진다.
소설의 중심인물은 ‘곱슬머리 소녀’로 불렸던 광선이다. 그는 초기 하와이 한인 이민사회 속에서 성장하며 격동의 시대를 살아간 인물로, 작품은 그의 삶과 가족의 이동 과정을 따라가며 당시 이민자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작품은 특히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시작된 한인 이민의 역사, 노동과 차별, 가족의 해체와 재결합, 그리고 신앙과 공동체의 기억 등을 서사 속에 담아낸다. 어린 시절 남겨진 영어 기록과 삶의 흔적 등 실제 역사적 자료를 토대로 이야기를 구성해 사실성과 소설적 상상력을 결합한 이민 역사 서사라는 점이 특징이다.
1970년 미국으로 이민 온 신 작가는 오랫동안 사업가로 활동하다 은퇴 후 본격적인 문학 창작에 나섰다. 2019년 소설 ‘유학’으로 미주 한국일보 문예공모전 가작에 당선됐고, 2021년 한국예총 ‘예술세계’ 신인상에 장편소설로 당선됐다. 저서로 소설집 ‘유학’ ‘LA 이방인’, 장편소설 ‘소년은 알고 싶다’, 수필집 ‘참기 어려운, 하고 싶은 말’ ‘미국이 적성에 맞는 사람, 한국이 적성에 맞는 사람’, 역사서 ‘젊은 의사 장인환, 전명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