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체에 침투하는 ‘미세플라스틱’ 비상… 이렇게 방지하라

2025-07-24 (목) 12:00:00 By Tracey Woodru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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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칼럼
▶ 생식능력 저하, 만성염증 유발… 치매 연관성도

▶ 플라스틱 그릇·병물 피하고 음식은 유리 용기에
▶ 패스트푸드·초가공식품·세정제·화장품 등도 주의

UC 샌프란시스코 의대 산부인과 교수로 미세플라스틱 연구자인 트레이시 우드러프 박사가 워싱턴포스트 칼럼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의 건강상 위험성을 지적하고 자신이 일상생활에서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실천하는 방법들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미세플라스틱은 매우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한쪽 길이가 5밀리미터 이하이며 대략 연필 지우개 크기 정도이다. 일부는 육안으로 보일 수 있지만, 머리카락 굵기나 심지어 적혈구보다 더 작은 경우도 있어서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우리는 이런 플라스틱에 다양한 방식으로 노출된다. 마모된 자동차 타이어에서 공기 중으로 방출되기도 하고, 내부가 플라스틱으로 코팅된 통조림을 통해 음식에 섞여 들어오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우리의 간, 혈액, 뇌, 심지어 태반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한 바 있다. 이 물질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지금까지의 증거만으로도 충분히 우려할 만하다.

내가 동료들과 함께 2024년에 수행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생식 건강, 특히 정자의 질뿐 아니라 소화기 및 호흡기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심이 제기되었다. 또한 만성 염증을 유발해 대장암과 폐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증거도 있다. 다른 연구들에서는 미세플라스틱과 치매, 심혈관 질환 간의 연관성도 확인되었다.

하지만 생활 방식의 변화를 통해 노출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들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변화를 현실적이고 점진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갑자기 모든 플라스틱 용기를 버릴 필요는 없다. 전반적인 목표는 플라스틱,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다음은 내가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기 위해 실천하고 있는 방법들이다.

■ 포장식품과 고도로 가공된 식품을 피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집에서 직접 요리한 음식을 먹는 것이다. 플라스틱 관련 화학물질은 가정식보다는 고도로 가공된 식품이나 패스트푸드에서 더 자주 발견되며, 그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내 생각에는 이것이 가공 과정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포장과 플라스틱 기구들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가능하면 포장식품을 피한다. 여행할 때도 점심을 직접 싸 간다. 보통 사과와 땅콩버터 잼 샌드위치를 챙긴다. 땅콩버터는 유리병에 든 제품을 사서, 이 병은 다시 음식 보관용이나 물컵으로 재사용한다. 농산물 직거래 장터에 갈 때는 내 가방을 가져간다.


물론 음식에 플라스틱이 닿지 않게 하는 것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다. 상추를 플라스틱 봉투 없이 잘 보관하는 방법은 아직 못 찾았고, 쌀도 플라스틱 포장에 든 것을 산다. 곡물, 콩, 견과류는 용기를 가져가서 벌크로 구매할 수도 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더 그렇다.

■ 전자레인지에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플라스틱 물병도 사용하지 않는다

나는 주로 유리 음식 보관용기를 사용한다. 플라스틱을 다 버렸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전자레인지에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틱 용기에 음식을 데우면 수백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음식에 유입될 수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도 물에 플라스틱을 침출시킬 수 있어서, 나는 스테인리스 물병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

또한 PFAS(과불화화합물), 흔히 ‘영원한 화학물질’이라 불리는 물질로 만들어진 논스틱 프라이팬도 피한다. 대신 나는 도자기 밥솥, 스테인리스 냄비와 팬, 그리고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무쇠 프라이팬을 사용한다. 여전히 잘 작동하며 달걀도 문제없이 부칠 수 있다. 조리도구는 나무나 스테인리스 제품을 사용하고, 검정색 플라스틱은 피한다.

■ 식물성 식단을 따른다

나는 식물성 위주의 식단을 따른다. 과일과 채소처럼 식물계 식품 위주로 먹는다. 아직 이 분야에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일반적으로 화학물질은 큰 동물일수록 많이 축적된다. 그래서 나는 소고기, 염소, 양 같은 반추동물은 피한다. 대신 통곡물과 콩을 중심으로 먹는다. 이는 다른 건강 식이 지침들과도 일치한다. 생선을 약간 먹긴 하는데, 보통은 작고 수명이 짧은 생선을 추천한다. 참치나 황새치처럼 덩치 크고 수명이 긴 생선은 수은 등 오염물질을 더 많이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 안에 얼마나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식물성과 저위단계 식품을 먹는 것이 노출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 집안의 먼지를 최소화한다

미세플라스틱은 먼지에 잘 섞여 존재한다. 집안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줄이는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는 HEPA 필터가 장착된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HEPA는 고성능 미세입자 필터로,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해 매우 작은 입자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해준다.

또한, 집안을 청소할 때는 물걸레나 마이크로화이버 천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하면 먼지를 날리지 않고 제거할 수 있다. 우리 집에서는 남편이 일주일에 한 번 이렇게 청소한다.

■ 향료가 없는 개인용품 및 세정제를 사용한다

입자가 들어 있는 일부 세정제나 각질 제거용 화장품에도 미세플라스틱이 들어 있을 수 있다. 나는 이런 제품은 물론, 향이 있는 제품도 피한다. 일부 제조사들은 향을 더 오래 지속시키기 위해 향 성분을 미세플라스틱 캡슐에 넣어 사용하기 때문이다.

미세플라스틱을 피하려는 시도는 환경 유해물질을 연구하며 살아가는 나에게조차 버겁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소소한 실천들이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고 전반적인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이 모든 것이 개인의 책임은 아니라는 것이다. 개인이 플라스틱 생산을 통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

<By Tracey Woodru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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