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문가 칼럼] 노년기 근육 감소와 건강 수명 <1>

2025-06-05 (목) 12:00:00 임대순 통증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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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로 인한 근육량 감소(근감소증)는 단순히 근력이 약해지는 문제가 아니라, 노년기의 건강 수명(건강하게 자립하여 생활할 수 있는 기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해마다 근육이 조금씩 줄어드는데, 한 연구에 따르면 노인은 매년 근육량의 약 1%를 잃고 근력은 3%가량 감소한다고 한다.

이러한 근육 감소는 겉모습의 변화뿐 아니라 신체 기능 전반의 약화를 가져와 삶의 질과 생존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근감소증은 노년층에서 흔하게 나타나며 기능 저하, 장애 발생, 허약(frailty) 및 낙상 위험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번 칼럼에서는 최신 연구 사례를 통해 근감소증이 어떻게 노년기의 건강 문제와 사망률을 높이는지 살펴보고,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운동법과 식습관을 과학적 근거와 함께 제시한다.


■ 근감소증의 현황과 위험성

근감소증은 노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골격근의 질적·양적 감소를 말한다. 노화로 인한 근육 감소는 피할 수 없는 면이 있지만, 그 심각도와 속도는 개인의 생활습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근감소증의 정확한 진단 기준은 연구마다 다르지만, 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지역사회 거주 노인 중 근감소증 유병률이 사용된 정의에 따라 약 10%에서 40%까지 다양하게 보고될 정도로 흔한 현상이다.

즉, 노인 10명 중 많게는 3~4명까지도 근감소증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70대 이후로 근육 감소 속도가 빨라지며, 적절한 개입이 없으면 근력 저하와 움직임 기능의 약화가 가속화된다.

근감소증이 건강 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여러 연구를 통해 뚜렷하게 나타난다.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면 신체를 지탱하고 움직이는 능력이 떨어져 일상 생활 동작이 어려워지고, 이에 따라 자립적인 생활 능력도 줄어든다. 예를 들어, 3,493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근육량이 낮은 그룹은 90세까지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능력을 잃을 위험이 정상 대비 1.65배 높았고, 근력이 낮은 경우 그 위험이 6.19배까지 증가했다. 더욱이 근육량과 근력 모두 부족한 노인은 독립성 상실 위험이 무려 12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근감소증이 단순히 근력이 약해지는 수준을 넘어, 노년기의 요양 의존이나 생활 질 저하로 직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근감소증은 또한 다양한 건강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근육은 신체 대사와 면역 기능에도 영향을 주는데, 근육량 감소로 대사 기능이 저하되면 당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여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아울러 근감소증이 있는 노인은 낙상 및 골절 사고에 특히 취약한데, 근력이 약해 균형을 잡기 어려워지고 뼈를 보호해줄 근육의 충격 흡수 능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노년기 골절, 특히 고관절 골절은 심각한 합병증과 사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어 근감소증 관리가 중요하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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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순 통증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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