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확보한 일반 휴대전화 기록…국무위원들 통화내역 담겨
▶ 추경호·나경원 “미리 말못해 미안하다는 취지 통화가 전부”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나경원 의원 등과 차례로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이하 한국시간)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작년 12월 3일 밤 10시25분께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1시간 가량 지난 뒤 추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계엄 발표 후 한 시간쯤 뒤 당사에 있을 때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며 "계엄과 관련해서 담화문에 있던 내용을 들었고, 또 여당 원내대표에게 미리 말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취지의 짧은 통화를 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회가 아닌 당사에 있었던 경위에 대해 "처음에는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소집했다가 출입이 어렵다고 해서 다시 당사로 장소를 바꿔 이동했고, 그 사이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것"이라며 "직후에 다시 국회 출입이 제한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다시 의총 장소를 국회로 변경하고 국회로 갔다"고 설명했다.
앞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추 의원이 비상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국회로 공지했다가 여의도 당사로 변경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방해했다"며 내란죄 고발을 검토하자,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은 시간대별 상황을 공개하며 반박한 바 있다.
또 추 의원과 윤 전 대통령의 통화를 두고도 비상계엄 직후 관련 보도가 나오자 당시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이 기자들에게 통화한 건 사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신 전 원내수석대변인은 당시 "정확한 시간은 모르나 당사에 있다가 국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전화를 받은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이 '미리 (비상계엄 선포) 얘기를 못 해서 미안하다. 담화문에서 설명한 이유로 계엄을 선포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추 의원과 통화한 직후 나경원 의원에게도 전화를 걸어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 의원은 해당 통화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무도한 입법독재, 국정마비 만행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하셨고, 미리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얘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와 해제를 전후해 국무위원들과도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이었던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는 계엄 엿새 뒤인 12월 9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 측은 이에 대해 "대통령과 국무위원 사이의 통화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통화와 관련해서 특별한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이날 "(수사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통화내역을 확보했던 것은 맞다"며 "개별적인 내용을 확인해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앞서 윤 대통령의 개인 휴대전화에 대한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휴대전화 기록을 확보해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이 기록은 최근 경찰이 대통령경호처 측으로부터 임의제출받아 확인하려는 비화폰 기록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통화기록에는 계엄 선포 전 윤 전 대통령이 박성재 법무, 조태열 외교, 김영호 통일 장관과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들과 차례로 통화한 내역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계엄 선포 다음날인 12월 4일 낮에는 그날 저녁 이른바 '삼청동 안가 모임'에 참석했던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 등과, 그 이후에도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를 비롯해 국무위원들과 통화한 기록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사흘 뒤인 12월 6일 보수 유튜버인 고성국 씨에게 5차례 전화를 건 내역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