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깐부스시’ 개업후 영업난… 샤핑몰 불황에 갈등 ‘폭발’

2026-05-07 (목) 12:00:00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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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사스 총격 참극 배경

▶ 용의자 한씨와 건물주 간
▶ 부동산 투자금·렌트비 갈등
▶ “업소 운영난 속 압박 커져”
▶ 한인사회 공동 대처·추모

‘깐부스시’ 개업후 영업난… 샤핑몰 불황에 갈등 ‘폭발’

6일 달라스 한인회관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현지 한인 인사들이 총격 참극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달라스 한인회 제공]

텍사스주 달라스 한인사회가 한인들끼리 비즈니스 갈등에서 비롯된 총격 살인 사건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 이번 사건은 최근 미국내 신흥 한인 밀집지로 급부상해 온 달라스와 인근 지역 한인 커뮤니티 일부에서 장기화된 경기 불황과 테넌트와 건물주 사이의 깊은 갈등이 임계점을 넘으며 폭발한 ‘예고된 비극’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총격 참극의 용의자 한승호(69)씨의 체포 영장 진술서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발단은 완전히 틀어진 사업 거래에서 시작됐다. 일식당 깐부스시 업주 한씨는 지난해 여름 K타운 플라자 내 식당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샤핑몰 소유주 유양근씨와 관리인이자 평소 친분이 있던 조용학씨로부터 조지아주 부동산 투자 제안을 받았다. 한씨는 조씨에게 7만 달러, 유씨에게 5,000달러 등 총 7만5,000달러를 건넸으며 그 대가로 조씨가 한씨의 임대료를 대신 내주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한씨의 거듭된 환불 요구를 두 사람이 모두 거절하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부동산 에이전트인 올리비아 김씨가 유씨를 설득해 한씨의 임대료를 월 2,000달러 인상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고 한다. 사건 당일인 5일 오전 미팅에 참석한 한씨는 권총을 소지한 상태였고, 미팅 도중 우발적으로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관계자들은 한씨가 과거 위험 지역에서 마켓을 운영한 경험이 있어 신변보호를 위해 평소에도 총을 소지해 왔으며, 이날 경제적 압박이 겹치면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주변 한인 상인들의 증언은 더욱 구체적이다. 사건 현장인 K타운 플라자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했던 김모씨는 “앵커 테넌트였던 광장시장이 경영난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주변 상권이 사실상 고사 상태였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어 “플라자 내 상당수 업종이 식당 중심이었는데 이후 푸드코트 형태의 매장이 들어오면서 기존 업주들과의 마찰도 있었다”며 “여기에 광장시장 운영 부진까지 겹치면서 전체 분위기가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주는 렌트비 미납을 이유로 락다운 조치를 취하며 압박했고, 장사는 안 되는데 퇴거 압박만 거세지니 한씨가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나 역시 견디다 못해 결국 사업을 접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에 충격을 받은 달라스 지역 한인사회는 커뮤니티 차원에서 참극에 대처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우성철 달라스 한인회장은 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은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 총격이 아닌 개인적 원한에 따른 비즈니스 갈등으로 확인됐다”며 “한인들이 과도하게 동요하지 않고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우 회장은 이어 “한인 사회는 이번 비극을 계기로 경제 공동체의 내실을 다지고, 갈등 해결을 위한 중재 시스템의 필요성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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