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혼조로 마감했다.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이 3년 만에 역성장하고 민간 고용시장도 불안했으나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요 주가지수는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3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장 마감 무렵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1.74포인트(0.35%) 오른 40,669.3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23포인트(0.15%) 상승한 5,569.06, 나스닥종합지수는 14.98포인트(0.09%) 내린 17,446.34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주가지수를 주저앉힌 것은 역성장 충격이었다.
미국 상무부는 계절 조정 기준 1분기 GDP 성장률(속보치)이 전기 대비 연율 -0.3%를 기록했다고 예비 집계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 2.4%에서 크게 둔화한 수치다. 미국 분기 GDP가 역성장한 것은 2022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날 수치는 시장 예상치 0.3% 성장 또한 밑돌았다.
이 같은 소식에 급락 출발한 주요 주가지수는 장 중 낙폭을 2% 넘게 확대하기도 했다. 나스닥 지수는 -2.87%까지 급락했다.
글로벌X ETF의 스콧 헬프스타인 투자 전략 총괄은 "끊임없는 정책 전환은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매우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초래했다"며 "GDP 보고서는 새 행정부에 탄광의 카나리아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하지만 장기적인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경제적 고통을 감수하려는 그들의 의지가 과소 평가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 중 저가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주가지수는 장 마감 무렵 낙폭을 거의 다 회복했다.
당초 월가의 주요 기관이 1분기 역성장을 예상했던 만큼 시간이 갈수록 감내할 수준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JP모건은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1.5%까지 낮춘 바 있다. 투자은행 제퍼리스도 1분기 전망치를 -0.2%, BNP파리바는 -0.6%까지 최근 내리기도 했다.
오후 들어선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 계열의 소셜미디어인 '위위안탄톈'은 이날 오후 계정에 '단독 공개'라는 타이틀을 달고 "최근 미국이 관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여러 채널을 통해 중국과 적극적으로 접촉해 왔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S&P500 지수는 순간 30포인트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이 소식에 대해 미국 정부가 반응하지 않으면서 오름폭은 이내 축소됐으나 기대감은 오후 내내 이어졌다.
장 마감 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플랫폼스의 호실적이 주가지수 선물을 끌어올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1분기 매출이 700억7천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이 3.46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두 수치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결과다. 이런 결과에 MS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가량 튀어 올랐다.
메타 또한 1분기 매출이 423억1천만달러, EPS는 6.43달러를 기록하면서 시장 전망치를 모두 상회했다. 메타 주가 또한 시간 외 거래에서 4% 이상 상승 중이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 중에선 아마존이 1% 이상 내렸고 테슬라는 3% 넘게 하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이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앞으로 테슬라 업무에 더 전념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업무량은 줄여나갈 것이라고 작별 인사를 남겼다.
전날 장 마감 후 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을 공개한 스타벅스 주가는 5% 이상 후진했다. 스타벅스는 매출·순익 모두 시장 예상치에 미달했다.
인공지능(AI)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주가가 11% 넘게 급락했다. 자체 회계연도 3분기(1~3월) 예비 실적을 기존 전망보다 크게 낮춰 발표한 여파다.
업종별로는 임의소비재가 1%, 에너지는 2% 넘게 급락했다. 통신서비스와 유틸리티도 하락했다.
미국의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하며 5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의 오름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트럼프 관세 정책이 본격화하기 전 지표라는 점에서 시장에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미국 상무부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가 3월 기준으로 전달 대비 보합(+0.0%)이라고 발표했다. 2020년 4월의 -0.3%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2.6% 상승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포함한 전 품목(헤드라인) PCE 가격지수도 전달 대비 보합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2020년 4월의 -0.4%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2.3% 상승했다.
4월 미국의 민간 고용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4월 민간 고용은 전달보다 6만2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망치는 11만5천명 증가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36.1%로 전날 마감 무렵과 거의 같았다. 1분기 역성장 지표와 PCE 가격지수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전망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53포인트(2.19%) 오른 24.70을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