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속 분야 - 혼자일수록 더 중요한 상속 계획

2025-04-24 (목) 03:08:35 에릭 김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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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알아야 할 법률 상식과 궁금증 풀이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절반은 미혼입니다. 미혼자 중 약 3분의 2는 한 번도 결혼한 적이 없습니다. 미혼인 사람들은 “나는 결혼도 안 했고 자녀도 없으니 상속 계획은 필요 없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미혼자일수록 혹은 자녀가 없을수록 오히려 상속 계획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결혼한 상태에서 유언장이나 신탁 없이 사망하게 되면, 주(state)의 상속법에 따라 배우자나 자녀에게 자산이 분배되게 됩니다. 모두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혼이고 자녀, 부모, 형제자매도 없다면 누가 당신의 자산을 상속받을지는 미궁속에 빠지게 됩니다.

사람들은 종종 상속 계획이 없으면 자산이 국가로 넘어간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살아있는 가족이 있다면, 설령 멀리 떨어져 있는 친척일지라도 자산은 국가가 아닌 그들에게 넘어갑니다. 당신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먼 사촌이 당신의 자산을 상속받게 되는 것이죠.


제 동료는 한 번, 법원에서 개인 대표(personal representative)로 임명되어 상속 처리를 맡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할머니가 유언장 없이 돌아가셨고 살아있는 가족도 알려진 이가 없었습니다. 결국 그 동료는 100만 달러가 넘는 자산을 주 정부에 넘기게 되었죠. 만약 그 할머니가 유언장이나 상속 계획을 세워 두어 자신의 교회나 좋아하는 자선단체, 혹은 가장 친한 친구에게 자산을 넘기도록 했다면 주 정부에 넘기는 것보다는 훨씬 의미있었을 겁니다.

상속 계획은 일반적으로 네 가지 주요 요소로 구성됩니다: 유언장, 재정 대리 권한 문서, 의료 사전 지시서, 그리고 신탁입니다. 상속 계획의 중심은 보통 유언장입니다. 유언장은 사망 후 자산을 누구에게 어떻게 분배할지를 지정하는 문서입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유언장에서 부모가 모두 사망했을 경우 자녀를 맡을 보호자도 지정할 수 있습니다. 유언장을 통해 사망 시 자산 분배 방식이나 자녀 보호에 대한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재정 대리 권한 문서는 사고나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을 경우, 대신 재정 결정을 내릴 사람을 지정하는 문서입니다. 이 문서가 없다면, 아무도 법적으로 당신의 청구서를 대신 지불하거나 재정 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의료 사전 지시서는 중환자 상태나 의식 불명 등으로 본인의 의사를 밝힐 수 없을 때, 의료 결정을 내릴 사람을 지정하고 의료 행위에 대한 본인의 희망을 기록하는 문서입니다. 예를 들어, 담당 의사가 회복 불가능한 말기 상태라고 판단할 경우, 생명 연장 조치를 중단해 달라는 내용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신탁(trust)은 자산을 어떻게, 누구에게 분배할지를 지정할 수 있는 법적 구조입니다. 신탁은 유언장보다 훨씬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자산을 특정 시점에 받도록 하거나, 특정 방식으로 사용되도록 조건을 걸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이 있다면, 그 동물이 생존하는 동안 신탁에서 자금을 관리하게 하고, 이후에는 동물 보호 단체에 자산을 넘기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혼이고 자녀가 없다면 상속 계획에 대해 더 심사숙고해서 미리 준비하시는 게 좋습니다. 자산을 누구에게 넘길지, 누가 당신의 의료나 재정 결정을 대신할지를 정하는 것은 다소 복잡할 수 있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문의 (703)992-8668

<에릭 김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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