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지검서 출장조사… “모시던 임금에 일 벌어지면 삿갓 써야” 尹언급 피해

명태균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공천 개입 및 여론조사 조작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11일(이하 한국시간) "아류 정치인들과 삼류 언론들로부터 내 목숨을 지켜준 것은 창원교도소"라고 말했다.
명씨는 이날 창원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의 출장 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을 만나 "거기에 없었으면 제가 어떻게 됐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5개월간 구속됐다 9일 법원의 보석 허가로 일단 석방된 명씨는 그간 구속 상태여서 정치적 파장이 큰 자신의 폭로를 막으려는 세력으로부터 신변을 지킬 수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지금 재판받고 있는데 어떤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입장이 좀 정리되면 그때 말씀 올리겠다"고 말했다.
또 폭로와 밀접히 연관된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된 것과 관련한 질문에는 "지금 어떤 얘기를 한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예전 같으면 모시던 임금이 어떤 일이 벌어지면 삿갓을 쓰고 다녔다. 또 하늘을 못 봤다"고 하기도 했다.
명씨는 "5개월 동안 1인실에 갇혀 모든 게 차단돼 있어서 모른다"며 "한 평밖에 안 되는 거기 앉아 있었는데 지금 뭘 어떻게 얘기하겠느냐. 제가 점쟁인가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어 "(석방) 한 일주일 정도 되면 제 성격에 윤 (전) 대통령이 이렇고 김건희 여사가 이렇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어떻고 뭘 얘기할 건데 지금 아는 게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제 성격 안 봤어요? 내가 할 말을 안 할 사람이예요?"라며 "이제 말보다 행위를 더 많이 할 것 같은데. 내가 가만히 있을 것 같아요?"라고 했다.
명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민불료생. 국민의 삶이 믿고 기댈 곳이 없다', '민주주의의 꽃은 광장이 아니라 선거다. (광장 민주주의는 가장 낮은 단계의 민주주의이다)'란 글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서는 "정치는 선거를 통해 의회에서 해야 하는 거다. 국민들이 그걸 못 참고 광장에 나왔다는 얘기는 정치인들은 다 집에 가야 한다는 얘기"라며 "답답한 마음에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명씨는 안동 지역 사업가 측으로부터 대통령실 취업에 도움을 주겠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 등은 강하게 부인했다.
자신에게 채용 청탁한 의혹 관계자들의 전화번호가 없다며 "전화번호가 없는데 어떻게 돈을 받느냐. 만난 적이 없는데 받을 수가 있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돈을 받은 것은 자신이 아니라 자신이 운영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김태열 소장과 부소장을 지낸 강혜경 씨라고 주장했다.
창원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선정 의혹과 관련해서도 "기소된 게 있느냐"고 되물었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명씨를 창원지검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명씨가 보석으로 풀려난 다음 날인 10일에도 불러 9시간 가까이 조사했다.
검찰은 명씨와 관련해 제기된 각종 공천 개입, 여론조사 조작 의혹 전반을 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