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리어 그랜드슬램 ‘마지막 퍼즐’ 재도전… “‘소음’ 차단하고 할 일에 집중”

마스터스 앞두고 연습 라운드하는 매킬로이[로이터]
"여러 해 동안 이맘때가 되면 '이번엔 매킬로이의 해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죠. 올해는 출발이 워낙 좋다 보니 그런 분위기가 더 강해졌는데요, 이전과 다른 부담감 같은 것이 느껴지나요?"
8일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마스터스 공식 기자회견에선 그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완성이 단연 핵심 화두였다.
10년 넘게 남자 골프 최고의 스타로 군림하며 US오픈(2011년), PGA 챔피언십(2012, 2014년), 디오픈(2014년)에서 4차례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린 그에게 마스터스는 '풀지 못한 숙제'다.
매킬로이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마스터스에 16차례 출전했으나 메이저 대회 중 유일하게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지 못했다.
2011년엔 3라운드까지 공동 2위에 4타 앞선 선두를 달리다가 최종 라운드 후반 난조에 빠지며 80타에 머물러 공동 15위로 떨어진 아픈 기억도 있다.
올해는 마스터스를 앞두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5개 대회에 출전해 2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더불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매킬로이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 우승이 10년 넘게 지난 것 또한 이번 대회 그의 도전을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이런 기대감에 "그런 건 그냥 '서사'일 뿐이다. '소음'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저는 그 소음을 최대한 차단하려고 한다. 1년 동안 치르는 여느 대회처럼 대하려고 한다"면서 "그런 서사와 소음을 이해하고, 기대감과 관심이 커진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고개를 숙이고 제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마스터스의 '특별함'은 매킬로이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매킬로이는 "처음 왔을 때 (클럽하우스로 향하는) '매그놀리아 레인'으로 들어가는 게 행복했다. 좋을까 나쁠까에 대한 생각은 없었고, 19살에 그저 그곳을 따라 들어가며 첫 마스터스에서 경기하는 건 평생의 가장 짜릿한 경험이었다"고 되짚었다.
이어 "마스터스엔 역사가 있다. 봄날 저녁에 아버지와 함께 앉아 대회를 보던 그런 것들"이라며 "내가 골프를 사랑하게 된 이유를 되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오거스타 내셔널에 대해서도 "세상에서 이보다 아름다운 골프장은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공원 안에서 골프를 치는 느낌"이라고 극찬했다.
매킬로이는 2주 전 PGA 투어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에서 공동 5위에 오른 뒤 마스터스 준비에 집중해왔다.
휴스턴 오픈 이후 오른쪽 팔꿈치 통증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한 그는 "지난주에 치료를 조금 받았다. 다 괜찮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허리케인 '헐린'의 피해를 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코스에 대해선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본다"면서 "1, 8, 15, 16번 홀에 새로운 그린이 있는데, 지난 주말 여자 아마추어 대회에서 보니 그린이 좀 단단한 것 같기는 하다. 15번 홀의 경우엔 공이 그린을 휙 지나가는 장면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매킬로이는 "3번 홀 오른쪽엔 예전보다 공간이 좀 생겨서 드라이버를 선택하기가 수월해졌다"면서 "전반적으로는 예전이랑 거의 비슷하지만, 몇몇 티샷은 확실히 시각적으로 다르게 보이긴 한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