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돌리늄 등 7종 수출 규제…美 상호관세에 맞불관세 외 추가 ‘보복’
▶ 中, 전세계 생산 90% 점유…2023년 이후 이미 5차례 광물 수출 통제
미중 무역전쟁 격화 속에 중국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비례 대응 대미 관세 반격도 모자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희토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국이 보유한 광물을 틀어쥐고 무기로 활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첨단기술에 필수적인 희토류의 수출 통제 조치는 서방 정부와 기업들에 광범위한 타격을 미칠 전망이다.
5일 로이터통신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정제(가공) 희토류의 약 90%를 생산하고 있다. 정제되지 않은 원자재 생산의 점유율은 약 60%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자료를 보면 2019∼2022년 미국이 수입한 희토류의 약 4분의 3이 중국산이다.
1992년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이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고 한 언급이 과장된 이야기가 아닌 셈이다.
희토류가 주요 핵심 광물을 넘어 국가의 전략 자원이라는 의미다.
희토류는 방위산업은 물론 스마트폰, 전기차 등 첨단 기술 분야와 친환경 산업의 필수 광물 원자재다.
첨단기술 분야가 더욱 급속히 발전하면서 희토류의 중요성은 30여년 전보다 훨씬 더 커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희토류는 지각에 흔하게 존재하지만 중국은 과정이 복잡하고 오염을 유발하는 정제 공정 지배를 통해 희토류 생산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아울러 쿼터(할당) 제도를 통해 채굴 및 생산량을 점점 더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상무부는 국가 안보·이익 보호와 확산 방지 국제의무 이행하는 차원이라면서 7종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지난 4일 발표했다.
7종은 코발트 자석에 쓰이는 사마륨, 조영제로 쓰이는 가돌리늄, 형광체 원료인 테르븀, 모터나 전기차용 자석에 첨가되는 디스프로슘, 방사선 치료에 쓰이는 루테튬, 알루미늄 합금용으로 항공기 부품 등 사용되는 스칸듐, 고체 레이저 제조에 쓰이는 이트륨 등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뿐 아니라 모든 국가에 대한 수출에 영향을 미치며, 희토류에 대한 지배력을 무기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베를린 소재 싱크탱크인 메르카토르 중국학연구소(MERICS)의 제이콥 건터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중국의 이번 조치는 서방 국가들이 대체 공급망을 구축하도록 노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아무리 미국에 국한한 조치를 내놓더라도, 유럽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의 정부와 기업이 '우리도 이런 수출 통제를 당할 위험이 있지 않을까'하고 고민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체 공급망을 물색하기 위한 행보를 이미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에 편입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밝힌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에는 상당한 양의 희토류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 통제 조치와 함께 중국은 같은 날 미국의 대(對)중국 상호관세인 34%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미국에 대해 34%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 군수기업들에 대한 제재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 미국 기업들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올리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한편, 2023년 이후 중국 당국의 주요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는 5차례 이뤄졌다.
가장 최근에 중국은 지난 2월 미국의 대(對)중국 10%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텅스텐,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몰리브덴 등 25종의 원료에 대한 수출을 통제했다.
항공우주 엔진과 철갑탄, 원자로 차폐 재료 등의 핵심 원료인 텅스텐은 중국이 주요 매장국이자 생산국이다.
그보다 한 달 전인 지난 1월 중국은 리튬과 갈륨 정제에 사용되는 일부 기술의 수출을 제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은 미국이 반도체 관련 수출 제한을 하자 안티몬, 갈륨, 게르마늄에 대한 미국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은 이 세 가지 광물의 채굴 또는 정제에서 전 세계 공급량의 9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그보다 앞서 2023년 12월에 중국은 희토류 자석 제조 기술을 금지한 바 있다.
2023년 10월 중국은 일부 흑연 제품에 대한 수출 허가제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흑연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