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한국문화원, 대한민국예술원 공동 주최
▶ 10일부터 5월15일까지 문화원 갤러리
▶ 한국화·서양화·조각·공예·도예·건축 등
▶ 한국 현대미술의 어제와 오늘을 전시

[LA한국문화원 제공]
고 김환기, 천경자, 서세옥 화백을 포함해 17명의 대가들이 참여하는 ‘광복 80주년 기념 대한민국예술원 LA특별전’이 개최된다.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은 대한민국예술원(회장 신수정)과 공동으로 오는 10일부터 5월15일까지 문화원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한국미술의 거장들이 남긴 유산과 현재 활동 중인 예술원 회원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신수정 예술원 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원로 미술가들의 작품이 LA를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미술 각 분야에서 한국미술의 정통성을 이어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추구해온 작가들의 열정이 현지 미술 애호가와 교민들에게 온전히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전시 취지를 설명했다.
대한민국예술원은 1954년 개원 이래 한국 예술의 발전을 이끌어 온 명실상부한 최고의 문화예술기관이다. 지난 1988년 대한민국예술원법이 제정되면서 현재 문학, 미술, 음악, 연극, 영화, 무용 등 각 예술분야에서 최고의 업적을 이룬 한국 대표 예술가들의 창작과 연구를 장려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부터 회원 작품전(미술전)의 해외전시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원류를 소개해오고 있다. 이번 LA특별전에는 이종상·홍석창·이철주(한국화), 윤명로·유희영·박광진·김숙진·정상화·김형대(서양화), 전뢰진·최종태·엄태정·최의순(조각), 이신자(섬유), 강찬균(금속), 조정현(도예), 윤승중(건축) 등 총 17명의 예술원 미술분과 회원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미 각 장르에서 일가를 이룬 이들은 지금도 활발히 창작활동을 펼치며 한국 미술계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천경자·서세옥(한국화), 김환기(서양화) 등 작고한 회원의 작품을 함께 전시해 한국 현대미술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볼 수 있게 한다.
전시 대표작을 소개하면, 김환기(1913-1974)의 1968년 작 ‘무제’는 뉴욕 작업 시기 특유의 점화 기법을 통해 인간과 세계,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내고 있다. 캔버스를 가득 채운 점과 선의 조형적 리듬은 한국적 정서와 서구적 모더니즘이 조화를 이루는 그의 예술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경자(1924-2015)의 1985년 작 ‘여인상’은 그녀의 대표적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여인 초상화 중 하나로, 나비와 열대식물이 배치된 화면 속에서 신비롭고 원시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채색 한국화를 개척한 천경자의 독창적 감성과 강렬한 색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서세옥(1929-2020)의 2010년 작 ‘사람들’은 간결한 필선으로 서로 연결된 인간 군상을 표현한 작품이다. 그는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바라보며, 동양적 사유 속에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탐구했다. 이 작품에서는 인간의 관계성과 조화를 강조하며, 생명력 넘치는 필법이 감상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뢰진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석조각계 원로이다. 주로 모자(어머니와 아들), 가족, 여인, 동물 등의 주제를 주로 다뤄 보는 이로 하여금 소박함과 따뜻함, 사랑과 동심을 느끼게 한다. 1995년 작 ‘산가족’에서는 산의 형태가 곧 사람의 얼굴이 되고 그것이 모여서 자연이 되는 만물합일의 경지를 보여준다.
엄태정의 2025년 작 ‘세계는 세계화한다’는 조각 작품을 ‘하나의 세계’로 해석하는 독창적인 조형 철학을 담고 있다. 한국 추상조각 1세대 작가로 평가받는 그는 하이데거의 철학에서 영감을 받아 조각이 단순한 사물의 집합이 아닌 열린 공간으로서 존재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윤명로는 2004년 작 ‘겸재예찬’ 연작을 통해 조선후기를 대표하는 겸재 정선에 대한 경의를 표함으로써 잊혀져 가는 한국미술의 전통성과 정체성을 향한 물음을 던진다. 여백의 화면에 리듬감 있게 그려진 기암절벽은 마치 동양화의 필선과 같고, 시간이 지나면서 산화된 쇳가루는 마치 철화백자와도 같다.
이종상은 수묵의 본성을 추구한 수묵화 운동, 한국 산수의 원형을 추적한 원형상 시리즈로 한국화의 새로운 형식을 실험해왔다. 한국화의 근원적 작업의 재현에 충실하면서도 현대 조형적으로 격상시킨 시도를 완성해낸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2004년 작 ‘원형상-구룡폭’ 역시 응축된 필획으로 금강산 구룡폭의 가장 원형적인 에너지를 표현하였다.
이외에 한국섬유미술계의 1세대로서 평생을 염색과 직조작업에 바쳐 온 대표적 섬유미술가 이신자의 ‘기원’, 1960년대 이후 줄곧 소녀와 여인의 형상을 통해 인체 조각에 매진하며 삶과 종교 그리고 예술이라는 근본적 물음을 평생의 과제로 삼고 작업해온 최종태의 ‘자매’, 한국미술계에서 색면추상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유희영의 ‘2004R-5’, 한국구상화단의 입지를 굳건히 지켜온 박광진의 ‘프랑스 메츠의 들’ 등이 전시된다.
정상원 문화원장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한국 예술이 지닌 아름다움과 가치를 미 남가주 사회에 널리 공유하는 기회가 되는 동시에 예술을 매개로 한 문화적 교류가 한층 더 활발해지기를 바란다”며,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국 예술의 정체성과 미래에 대해 함께 반추해 보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 개막식은 오는 10일(목) 오후 6시30분 LA한국문화원 2층 아트 갤러리에서 개최되며, 신수정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최의순 미술분과 회장, 엄태정 미술분과 회원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며, 전시 해설도 진행된다.
문의 (323)936-3014 LA한국문화원 전시 담당 태미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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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