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요원 사칭 90만불 갈취 사기 한인 2명 체포
2025-03-31 (월) 12:00:00
황의경 기자
▶ 관광비자로 입국 범행
▶ “신원 도용됐다” 협박
▶ “금 사서 보내라” 속여
관광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한인 2명이 연방 요원을 사칭해 90만여 달러를 가로챈 사기 혐의로 체포됐다. 이들은 연방 수사관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그의 자산이 도난당했다고 속였고, 금을 구입한 뒤 그 대금을 송금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리노이주 이스트 세인트루이스 연방 대배심은 지난 18일 한인 박모씨와 유모씨를 전신사기 및 전신사기 공모 혐의로 기소했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관광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뒤 6개월 동안 피해자를 협박하고 속이는 방식으로 돈을 뜯어내다 지난 2월 말 체포됐다.
연방 비밀경호국(USSS) 요원이 작성한 수사진술서에 따르면 이들 공범 중 한 명은 자신을 연방 요원이라며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신원이 도용됐으며 마약 거래 및 자금 세탁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이 동결될 것이라며 이를 보호할 방법을 조언한다고 속였다. 당국은 사기범들이 몇 개월에 걸쳐 피해자로 하여금 송금을 하게 하고, 수십만 달러 상당의 금괴를 구입하도록 유도했다고 밝혔다. 이후 가짜 요원을 보내 피해자로부터 금괴를 직접 건네받는 수법을 사용했다.
당국에 따르면 피해자는 지난해 11월 일리노이주의 한 금 거래상에서 53만 달러어치 이상의 금을 구입해 사기범들에게 넘겼다. 기소장에 따르면 피해자는 자신의 은퇴 계좌 상당 부분을 처분해 이 돈을 마련했으며, 결국 금괴를 포함해 총 90만 달러 이상을 사기범들에게 빼앗긴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올해 1월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 있는 비밀경호국 지부에 사기 피해를 신고했고, 당국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한 달 후인 지난 2월 박씨와 유씨는 인도 국적의 공범과 함께 체포됐다. 현재 이들의 재판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박씨와 유씨는 구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