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리노 대통령 ‘거래 성사’에 방점…美의 무력사용 환수 가능성은 일축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로이터]
파나마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 정부 간 신경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홍콩계 기업의 파나마 운하 2개 항구 운영권 지분 매각 거래에 대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정부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된 주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항구 운영권 계약 협상은, 제가 아는 바로는 천천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계약 자체가 파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예측했다.
라프렌사파나마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규정상 파나마 운하청(ACP)을 통해 거래와 관련한 최종 정보가 확인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부에서 관련 매각 계약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리노 대통령은 "확인이 이뤄지고 있는 단계에서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콩계 기업 CK 허치슨 홀딩스는 파나마 운하 2개 항구 운영 사업 부문을 미국계 자산운용회사인 블랙록·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IP)·TiL 그룹 컨소시엄(블랙록-TiL 컨소시엄)에 넘기기로 합의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파나마 운하 통제권 환수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게 국제사회의 시각이다.
다만, CK 허치슨 측은 "본 거래는 순전히 상업적 목적이며, 파나마 항구에 관한 정치적 뉴스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해명했다.
중국 측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분위기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거래와 관련해 '격노했다'고 보도했고,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반독점 기구 등을 통해 CK 허치슨의 해외 항만 사업 매각 거래에 보안 위반이나 반독점법 위반 등이 있는지를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관영매체 홍콩 대공보(大公報) 논평을 통해 "국가 이익과 민족의 대의를 경시하는 일이며 전체 중국인을 배신하고 팔아 넘긴 것", "미국이 협박, 압박, 회유 등 비열한 수단을 통해 다른 나라의 정당한 권익을 착복한 패권적 행위" 등 강한 표현을 써가며 힐난한 바 있다.
파나마 당국은 이와 별개로 'CK 허치슨 측의 과거 항구 운영 실태'에 대해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 중인데, 물리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 진행 속도를 높여달라고 요청했다"면서 "CK 허치슨 측이 1997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규정을 잘 지켰는지 자세히 살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를 환수하기 위해 미국이 군사 옵션을 실행할 가능성에 대해선 "평가할 가치도 없는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지난주 미 NBC방송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파나마 주둔 미군 증강을 포함한 군사적 조처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파나마 대통령은 5월께 미국 텍사스에서 주요 해운업체 대표와 만나는 한편 이달 중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을 통해 다리엔 갭 정글에서의 이민자 흐름 억제를 비롯한 양국 국경 지대 보안 강화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