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란 직업은 수없이 많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한다. 내가 만나는 사람 중에 90%는 한국인이지만 중국, 인도, 중동, 영국 가끔 아프리카 태생의 유럽인도 있다. 그래도 한국인을 상대할 때 가장 편하고 좋다.
한국인은 표정이나 눈빛만으로도 그 사람의 생각을 어림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의 뉘앙스와 억양, 색깔만으로도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등을 나름 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한국에서 나고 자라 35년을 살았으니, 당연히 한국인이 더 편할 수밖에 없다. DNA가 한국인이라서 그런가 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그 사람의 일생과 경험을 들을 기회가 많다. 이민 온 사람들은 한국에서 살 때보다 더 다양한 색깔의 서사를 갖고 있다. 값싼 인생도 없으며, 하찮은 인생도 없다. 모두들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고, 또 살아간다. 운이 좋으면 경제적으로 좀 더 윤택하고, 더 운이 좋으면 부모의 고단한 일생을 알아주는 자식도 있다. 순간에 선택한 실수로 경제적, 육체적으로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말이다.
또한 공짜로 남의 인생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간접 경험이라고나 할까. 여러 손님들을 통해 보다 성숙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단군 신화의 곰처럼 마늘과 쑥을 먹어야만 꼭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변화무쌍한 사람을 통해서도 성찰과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그러다 가끔 정신이 들면 나의 현재 위치에 만족하며 오히려 감사한 마음도 갖게 한다.
나쁜 점도 있다. 사람들이 다 나 같지 않고 내 맘 같지 않다. 만나는 사람들은 항상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범주 안에만 있지 않다. 나랑 코드가 맞는 사람들만 만나면 좋은데, 어쩌랴 세상은 사람 수만큼 다른 것을. 또 직업 자체가 서비스업이다 보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서 살 수도 없다. 그래서 통계적으로 다른 직종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다.
어느 직업이건 쉽고 편한 일은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낯을 가리지 않는다. 처음 만난 사람도 그 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처럼 잘 떠든다.
반면에 겁도 많아서 계약서대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버지니아 주 부동산 계약서는 매년 2차례 내용이 바뀌는데, 그 바뀌는 조항을 아주 꼼꼼히 읽는다. 겁 많고 소심한 성격이 부동산업에서는 장점이 된다.
나아가 내가 갖고 있는 것, 알고 있는 정보나 노하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부동산이란 업은 나에게 꼭 맞는 직업인지도 모르겠다. 그래, 오늘 만나는 손님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자. 또 새로운 다짐을 한다.
문의 (703)625-9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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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정 갤럭시 부동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