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입건수 전년비 85% 늘어
▶ 보험국, 10억달러 더 필요
▶ 민간보험사 엑소더스 심화
▶ “연방정부 자금지원 필요”
지난 1월 LA에서 사상 최악의 산불이 발생한 후 한달 여 만에 진압된 가운데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운영 중인 주택보험 ‘페어플랜’(FAIR Plan)에 피해자들의 가입과 신청이 급증하면서 재정적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이변으로 인해 화재와 홍수, 가뭄, 폭풍 등이 자주 발생하는 상황에서 보상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페어플랜의 지속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14일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기준 LA 화재 관련 보험 지급금이 이미 9억달러를 넘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나머지 보상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10억달러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페어플랜의 재정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 산불로 인해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이미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며 운영되던 페어플랜이 이번 화재로 인해 심각한 재정 위기를 맞게 됐다는 설명이다.
페어플랜은 민간 보험사들로부터 거부당한 주택 소유자들에게 최후의 보루로 여겨진다. 이 보험은 민간 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싸고 보장 범위는 적다. 화재와 지진 등 재산 피해에 대해 최대 300만달러까지 보상을 해주지만 민간 보험사가 제공하는 인명피해 등 보상 내용과 규모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민간 보험을 찾지 못한 이들의 가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지난해 9월 기준 페어플랜 가입 금액은 전년 대비 61% 늘었다. 특히 이번 화재 피해가 집중된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는 페어 플랜 가입 건수가 지난해 전년 대비 두 배에 가까운 85%가 급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페어플랜이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잉여 현금은 2억달러이며, 페어 플랜이 가입한 재보험 액수는 25억달러에 달한다.
문제는 매년 기후변화로 인해 캘리포니아에서 화재 등 자연재해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막대한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대형 보험사들이 캘리포니아에서 줄줄이 보험 계약을 취소하거나 갱신을 거부하며 엑소더스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민간 보험을 찾지 못해 페어플랜을 찾는 가입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보상범위가 커질 경우 보험금 지급 불능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이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보험사들은 25년간의 수익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했으며, 그 뒤로 주택 등에 대한 화재 보장 계약을 줄이기 시작했다. 앞서 가주 최대 민간 보험사인 ‘스테이트 팜 제너럴’은 지난해 3월 가주 전역에 있는 주택 및 아파트 7만2,000채에 대한 보험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민간 보험 회사들이 산불 발생 지역의 주택 가입자들에 대한 보험 계약을 취소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으나 이는 보험사들의 대탈출을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인보험 업계 관계자는 “페어 플랜은 주 내에서 사업 중인 민간 보험사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보험 풀”이라며 “페어 플랜이 자체적으로 보험금을 지불할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민간 보험사들로부터 자금을 징수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민간 보험료의 상승과 보험사 엑소더스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이 없다면 페어플랜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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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