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간 여정으로 보잉 시험비행 승선했다가 기체 이상으로 ISS에 잔류
▶ ISS 교대 임무팀 태운 스페이스X 우주캡슐 발사 성공…19일 귀환 예정

작년 6월 우주캡슐 스타라이너 시험비행 준비 중인 수니 윌리엄스와 부치 윌모어[로이터]
미국 보잉사의 우주캡슐 '스타라이너'를 타고 1주일 정도 여정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시험비행을 떠났다가 예기치 않은 문제들로 장기간 발이 묶인 우주비행사 2명이 드디어 지구로 돌아온다.
지난해 6월 스타라이너의 첫 유인 시험비행으로 이 우주선을 타고 ISS에 갔다가 9개월 넘게 발이 묶인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의 우주 체류 여정이 오는 19일 끝나게 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14일 오후 7시 3분(미 동부시간) 플로리다주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ISS 교대 임무를 수행할 '크루-10' 팀을 태운 우주캡슐 드래건을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NASA와 스페이스X는 이 과정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지난 12일 크루-10의 첫 발사 시도에서 지상 발사장치의 유압 시스템 문제로 카운트다운 30여분을 남겨놓고 발사가 취소된 이후 이틀 만이다.
이날은 순조롭게 발사 준비가 이뤄졌고, 예정된 시각에 성공적으로 로켓을 발사했다.
드래건 캡슐의 우주비행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미 동부시간으로 15일 오후 11시 30분께 ISS에 도킹하게 된다.
이후 이전 팀인 '크루-9'에 소속돼 ISS에 머물던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ISS에 새로 들어온 크루-10 우주비행사들과 함께 약 사흘간 더 지내며 인수인계 과정을 거친 뒤, 오는 19일 다른 크루-9 팀원 2명과 함께 드래건 캡슐을 타고 지구를 향해 출발할 예정이다.
앞서 NASA 소속 베테랑 우주비행사인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지난해 6월 5일 보잉사가 개발한 우주캡슐 스타라이너의 첫 유인 시험비행을 위해 이 캡슐을 타고 지구를 떠나 ISS에 도착했다. 당시 이들은 약 8일 뒤 다시 스타라이너를 타고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스타라이너가 ISS에 도킹한 이후 기체에서 헬륨 누출과 기동 추진기 고장 등 여러 결함이 확인되면서 지구 귀환 일정이 계속 미뤄졌다.
NASA는 지난해 8월 우주비행사들의 안전 문제를 이유로 이들의 귀환에 스타라이너 대신 스페이스X의 드래건 캡슐을 이용하기로 결정하고 스타라이너를 무인 상태로 귀환시켰다.
또 원래 별도로 예정돼 있던 NASA의 ISS 우주비행사 순환·교대 임무 크루-9와 연결해 일정을 조정하고,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크루-9 팀원으로 합류시켰다.
작년 9월 28일 크루-9 팀원 2명을 태우고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위한 자리 2석을 비운 드래건 캡슐이 발사됐고, 이후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ISS에 합류한 크루-9 팀원과 함께 시설 관리와 각종 우주 실험 등 NASA 임무를 수행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크루-9팀은 다음 임무를 맡은 크루-10 팀이 ISS에 도착해야 바통을 터치하고 지구로 귀환할 수 있다. 적정 인원을 반드시 ISS에 남겨둬야 한다는 NASA의 원칙 때문이다.
크루-9 팀의 귀환 일정은 당초 올해 2월 말로 예정됐다가 크루-10 수송에 새로운 드래건 캡슐을 이용하는 문제로 인해 3월 말로 더 미뤄졌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11월 당선된 이후 윌모어와 윌리엄스의 귀환 지연 문제를 이전 조 바이든 행정부 탓으로 돌리면서 NASA는 정치적인 이슈에 휘말리게 됐다.
결국 NASA는 크루-10 팀을 태울 우주선으로 새 캡슐이 아닌 구형 드래건 캡슐을 쓰기로 하고 크루-9의 귀환 일정을 2주가량 앞당겼다.
NASA는 윌모어와 윌리엄스가 처음 스타라이너에 탑승할 때부터 비상시 ISS에 장기간 체류할 수도 있다는 계획하에 임무를 맡았으며, 이들의 귀환을 위해 기존의 ISS 우주비행사 수송 임무(크루-9·10)를 연결해 진행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 여러 차례 글을 올려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더 일찍 귀환시키자는 자신의 제안을 바이든 행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NASA는 스페이스X에서 그런 제안을 받은 적이 없으며, 제안이 있었다고 해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란 입장을 언론에 밝혔다.
두 우주비행사를 단독으로 귀환시키려면 스페이스X의 드래건 캡슐과 팰컨9 로켓을 추가로 발사하기 위해 수억달러(수천억 원)의 추가 비용이 소요돼야 하는데, 이를 위한 예산이 없다는 것이다.
NASA는 또 두 우주비행사를 크루-9 팀에 합류시킨 이후에는 ISS 내의 시설 보수·유지 등 관리와 비상 상황 대응에 필요한 적정 인원을 유지하기 위해 후속 교대 팀인 크루-10 팀이 도착해야 크루-9팀을 귀환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당사자인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장기간의 ISS 체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한편 이번에 ISS로 떠난 크루-10 팀은 NASA 소속 우주비행사 앤 매클레인과 니콜 아이어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오니시 다쿠야, 러시아 연방 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소속 키릴 페스코프 등 4명으로 구성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