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토케미컬이란 무엇인가
파이토케미컬은 식물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물질이다. 주로 채소와 과일에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인체에서 염증을 완화하거나 항산화 작용을 돕는 등 여러 가지 유익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토마토의 라이코펜, 브로콜리의 설포라판 같은 성분이 대표적이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약성과 파이토케미컬의 공통점
한의학에서 말하는 ‘약성’은 한약재가 갖는 고유한 기운과 효능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몸을 따뜻하게 하는 약재가 있는가 하면, 차갑게 하는 약재도 있다. 그래서 성질이 강한 약재는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될 수 있고, 체질과 증상에 맞게 적절히 사용하면 약이 될 수 있다.
이는 파이토케미컬이 사람마다 다르게 작용하는 원리와 유사하다. 같은 채소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소화를 돕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좋은 작용을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속을 불편하게 만들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는 것이다.
후처리(법제)와 채소 조리법의 중요성
한의학에서 약재를 사용할 때, 독성이 강하거나 성질이 너무 강한 재료는 법제라는 후처리 과정을 거친다. 예컨대, 부자나 반하처럼 맹독성 성분을 지닌 약재는 삶거나 볶아 독성을 줄인 후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인체에 해가 될 가능성을 낮추고, 약재가 가진 이로운 성분을 더 안전하게 쓸 수 있다. 채소도 마찬가지다.
생으로 먹으면 섬유질과 효소를 온전히 섭취할 수 있지만, 소화가 어려워 속이 불편할 수 있다. 반대로 가열하면 흡수가 편해지고 특정 파이토케미컬이 활성화되기도 한다. 토마토를 익혀 먹을 때 라이코펜 흡수율이 높아지는 것이 그 예이다.
다양한 채소, 모두 골고루 먹어야 할까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은 대체로 권장할 만한 일이지만, 무턱대고 모든 채소를 한꺼번에 섭취하는 것이 항상 최선은 아니다. 예를 들어,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맵고 자극적인 양파나 마늘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속 쓰림이나 염증이 악화될 수 있다. 반면 몸이 차가운 사람은 지나치게 냉한 성질을 가진 채소를 생으로 먹었을 때 소화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체질과 상황에 따라 같은 채소라도 작용이 달라지므로, 한의학적 관점에서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건강한 식탁
한의학에서는 사람마다 ‘체질’과 ‘현재 증상’을 종합적으로 본다. 이는 채소를 포함해 음식 전반에도 적용할 수 있다. 몸이 차갑고 소화기가 약한 편이라면, 데치거나 볶는 등 조리 과정을 거쳐 섬유질을 최대한 파괴한 후에 섭취하는 것이 낫다. 반대로 열이 많은 편이라면, 차가운 성질의 채소를 생으로 먹는 것도 어느 정도 괜찮다. 이렇게 조리법을 달리하거나 섭취 시점을 조절하면서 파이토케미컬을 잘 활용하면, 우리 몸은 더 효율적으로 영양소를 받아들일 수 있다. 결국 파이토케미컬은 한약재가 가진 약성의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의사 입장에서 보았을 때, 파이토케미컬은 분명 잘만 섭취하면 건강 증진에 큰 도움이 되는 중요한 영양소이다. 그러나 사람의 몸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복합체이므로, 단순히 어느 성분만 집중해서 섭취한다고 해서 모든 건강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한약재를 쓸 때도 체질과 증상을 파악해 신중히 결정하듯, 채소 섭취 역시 개인마다 다른 생활 습관과 신체 상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요즘은 다양한 국가에서 수입된 채소와 과일이 유통되고 있으므로, 본인이 사는 지역과 계절, 몸 상태에 맞춰 먹는 것도 매우 중요해졌다. 문의 (703)942-8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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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윤 예담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