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말레가오의 수퍼보이들’ (Superboys of Malegaon) ★★★★(5개 만점)
▶ 실화를 바탕으로 허구를 섞어
▶ 내용은 새것이 아닌 낯익지만 인간적이고 유머 풍부해 ‘훈훈’
백수나 다름없는 젊은이들이 영화를 만든다고 야단법석을 떠는 코미디 드라마로 인도영화다. 인도의 작은 도시인 말레가오에 사는 영화감독 지망생인 나시르 샤이크와 그의 친구들이 동네에서 짜깁기 식으로 볼리우드 영화(인도영화를 일컫는다)를 풍자하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영화예술의 중요성과 함께 그 것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고 있는 영화라는 매체에 바치는 헌사라고 하겠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것으로 아마추어 감독 나시르의 얘기를 다룬 기록영화 ‘말레가오의 수퍼맨’을 바탕으로 실화에 허구를 섞었다. 영화 내용은 새것이 아닌 낯익은 것이지만 매우 인간적이요 유머가 풍부해 가슴을 훈훈하게 해준다. 영화가 너무 많은 얘기를 다루느라 작품 구조에 흠집을 내고 있지만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재미 만점의 영화다.
영화는 1997년부터 2010년까지 이어진다. 작은 사진 가게를 형 니할(가이아넨드라 트리파티)과 함께 운영하면서 신혼부부의 비디오촬영도 하는 나시르(아다르쉬 구라브)는 낡아빠진 가게에 임시 영화관을 차리고 영화를 상영하는데 형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볼리우드 영화 대신에 찰리 채플린과 버스터 키튼이 나오는 클래식 영화를 고집해 상영한다.
영화감독이 꿈인 나시르는 인도영화에다 재키 챈과 브루스 리의 영화를 짜깁기해 상영해 동네사람들의 큰 인기를 끄나 부패 경찰에 의해 해적판 상영으로 찍혀 극장 문을 닫고 만다. 나시르는 이에 결코 좌절하지 않고 자기가 영화를 만들기로 하고 동네 친구들의 도움을 청한다. 공장 직공이나 과일행상을 하는 별 신통한 직업이 없는 친구들은 나시르의 요청에 응하는데 극본은 극본가 지망생인 화로그(비네트 싱)가 쓰고 주연은 배우 지망생인 샤피크(샤상크 아로라)가 맡기로 한다.
이들이 만드는 영화는 볼리우드 빅히트작 ‘숄레이’의 풍자판. 볼리우드 풍에 자기 동네와 주민들의 분위기를 섞어 만든 영화가 빅히트하고 이어 만드는 영화들도 히트한다. 그러나 진지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인 화로그가 풍자영화는 더 이상 안 쓰겠다고 반기를 들고 인도의 할리우드인 뭄바이로 떠나고 나머지 친구들과도 불화가 일면서 나시르의 영화 활동이 중단된다.
세월이 지나 뭄바이에서 자기 극본을 퇴짜 놓는 제작자에게 실망한 화로그는 귀향하나 나시르와의 관계를 재연결하지 않고 나시르의 가게는 식당으로 바뀐다. 영화 중간에 나시르의 첫 사랑과의 이별과 후반에 들어 나시르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아내가 나오긴 하지만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남자친구들의 얘기여서 여자 얘기는 소홀히 취급됐다.
끝까지 나시르의 곁을 떠나지 않는 샤피크가 암에 걸리자 나시르는 그 동안의 불화를 씻고 다시 우정을 찾은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기로 한다. ‘수퍼맨’을 풍자한 영화로 주연은 물론 샤피크가 맡는다. 연기들이 자연스럽고 음악이 좋다. 레마 카그티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