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말 뭐 볼까 OTT] 1970년대 권력의 어둠… 현빈·정우성의 야망이 뒤엉킨 암투

2026-02-06 (금) 12:00:00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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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훌루 정치액션 드라마 6부작 ‘메이드 인 코리아’

▶ 우민호 감독, 야심가 백기태 vs 집요한 검사 장건영
▶ 요도호 납치·정인숙 피살사건 등 실제 사건 다뤄

[주말 뭐 볼까 OTT] 1970년대 권력의 어둠… 현빈·정우성의 야망이 뒤엉킨 암투

중앙정보부 요원이자 밀수 조직의 실세로 이중생활을 하는 백기태(현빈·왼쪽)과 권력의 카르텔에 뛰어든 장건영 검사(정우성)의 맞대결이 볼 만하다. [디즈니 코리아 제공]

우민호 감독이 정치 액션 드라마 ‘메이드 인 코리아’로 찾아왔다. 부와 권력에 대한 야망을 지닌 남자와 그를 막기 위해 모든 걸 내던진 검사가 맞서는 시대의 소용돌이 속 펼쳐지는 이야기다. 훌루(Hulu)가 공개한 ‘메이드 인 코리아’는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였던 1970년대를 배경으로 야망과 신념이 충돌하는 대작이다. 6부작으로 구성된 시즌 1은 영화적 스케일과 밀도 높은 서사로 호평을 받았다.

현빈과 정우성이라는 양대 스타의 맞대결, 우민호 감독의 연출, 그리고 실제 역사적 사건에 허구의 인물을 녹여낸 독특한 스토리텔링이 특히 남성 시청층을 조준한 시대극으로 이미 시즌2 제작이 확정된 상태다.

낮에는 국기기관 중앙정보부(KCIA) 요원, 밤에는 밀수·마약조직의 실세로 이중생활을 하는 백기태(현빈)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는 전개된다. 권력과 부에 대한 끝없는 야망으로 조직을 키우고 승진을 거듭하는 그 앞에, 집요한 검사 장건영(정우성)이 버티고 선다. 협박도 회유도 통하지 않는 장건영은 법과 증거를 무기로 백기태를 끝까지 추적한다. 이 대결은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니라, 시대의 광기와 개인의 욕망이 뒤엉킨 악당이 주인공인 통쾌한 드라마로 전개된다.


현빈은 기존 이미지와 정반대인 야심가 백기태를 완벽히 소화했다. 체중 13~14kg 증량과 벌크업으로 체형부터 변신한 그는 차가운 카리스마와 계산적인 눈빛으로 “국가를 수익모델로 삼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반면 정우성은 강직하지만 노련하고 완고한 검사 장건영으로 분해,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에 대한 부담을 털어내고 인간미와 강인함을 동시에 드러냈다. 정우성의 작위적인 너털 웃음 때문에 연기력 논란이 일고 있지만 우민호 감독은 장건영이라는 인물 설정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였다고 두둔했다. 그럼에도 두 배우의 ‘역할 뒤집기’는 작품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현빈은 악역의 쾌감을, 정우성은 정의의 고독을 동시에 보여주며 연기 대결의 백미를 완성했다.

우도환(백기현 역)은 형의 그늘 속 엘리트 장교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했고, 노재원(표학수 역)은 카멜레온 같은 변신으로 질투와 시기를 폭발시키는 인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조여정·서은수·원지안 등 조연진도 각자의 야망과 갈등을 입체적으로 살려 앙상블의 힘을 더했다. 특히 정계 거물들을 상대한 요정 마담 출신 배금지를 연기한 조여정의 연기가 눈부시다. 극 중 배금지는 1970년대 교통사고로 위장된 총격사건으로 사망한 정인숙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우민호 감독은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 ‘하얼빈’에서 보여준 정치·권력 연출력을 OTT로 확장했다. 6편을 영화 챕터처럼 설계해 전개가 단단하고, 장르가 정치극에서 심리 스릴러, 액션 누아르로 넘나든다. 요도호 납치, 정인숙 피살, 미군의 마약 소매상 부부 살인 등 실화 기반 사건을 허구 인물과 엮어 “어두운 포레스트 검프”라는 박은교 작가의 비유처럼 시대의 이면을 추적한다. 1970년대 재현을 위해 일본 고베·태국 등 아시아 로케이션 촬영을 감행한 미장센도 압도적이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백기태의 지나친 ‘아우라’가 시대적 현실성과 다소 어긋난다는 지적, 후반부 전개가 다소 급박하게 느껴지는 부분 등이 있다. 정의 진영의 답답함이나 일부 캐릭터의 동기 부족도 논란거리로 거론된다. 그럼에도 시즌1 피날레에서 백기태와 장건영의 정면승부는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시즌2를 기다리게 만든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단순한 정치 드라마가 아니다. 권력의 유혹에 빠진 인간의 민낯을 직시하며, 1970년대가 오늘날까지 미치는 영향을 묵직하게 되새긴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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